예술에 대한 질문… 아이 눈높이로 예술에 접근하는 '예술이 뭐예요?'
예술에 대한 답변… 다양한 이론으로 예술을 풀어내는 '예술에 대한 여덟 가지 답변의 역사'

우리는 아름다운 미술작품이나 멋진 풍경을 보고 감탄하며 예술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유명 축구선수의 환상적인 몸놀림과 골을 넣는 모습에도 예술이라고 환호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예술이라고 감동합니다. 그런가 하면 미술품 경매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리는 현대작품들을 보면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대체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니며 그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뭘까요?

◆예술에 대해 질문하기
'예술이 뭐예요?'(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는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일상에서의 예를 통해 설명합니다.
먼저 "아름다움에 대해서 우리는 모두 생각이 같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같은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친구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들은 추한 것일까요? 실제 모습과 똑같아야 아름다운 것일까요? 예술 작품이 언제나 아름다워야만 하는 걸까요? 저자는 이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물음과 생각을 통해 우리가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이 문화나 교육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으며 각자에게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무엇이 아름다운 것일까요?"라는 질문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정이 모두 같지 않다는 사실과 더불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또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장하길 희망합니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일까요?"라는 질문은 예술가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지,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예술 창작이 기적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며 용기를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술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요"라는 물음으로 아름다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도록 합니다. 예술가들처럼 사물을 다르게 보는 시각의 필요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예술의 역할을 살펴보게 합니다.
사실 예술이 무엇이라고 쉽게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자는 질문합니다. 물음을 통해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끌어내고 정답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습니다.

◆ 예술에 대한 다양한 답변들
예술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미학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철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미학에 근거해 예술에 대한 다양한 비평적 정의를 청소년도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예술에 대한 여덟 가지 답변의 역사'(김진엽 지음)는 고대 문명에서부터 인공지능에 의해 표현되는 현대 예술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한 여덟 가지 답변을 깊이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다룹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접하는 대상을 거대하게 만들어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유명 현대미술가 올덴버거의 '햄버거' 옆에 어느 날 슬그머니 세워진 대학생들의 '케첩 병'은 철거됩니다. 동물원에서 훈련 받은 침팬지 동키콩의 작품은 젝슨 폴록의 추상화를 연상시키지만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작가 오를랑은 자기 몸의 성형수술 장면을 관중에게 보여 주는 퍼포먼스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인공지능이 생성한 그림이 경매에서 판매됐습니다. 이것들을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지 모호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예술이며 어떠한 잣대로 그 경계를 구분하는 것일까요?
저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유에서 현대 예술론까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이론적인 답변들을 살핍니다. 서양에서 18세기 이전까지는 외부 세상에 대한 모방이 예술의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하지만 뒤를 이어 고흐의 일렁이는 붓질, 뭉크의 불안한 심리 등 작가 내면의 표현이 예술의 중심이 됩니다. 이어서 순수한 예술의 형식이 강조되다가 공장에서 만든 물건이 예술가에 의해 선택되고 예술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예술을 정확히 정의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다양함 자체가 예술을 정의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모방론, 표현론, 형식론, 예술 정의 불가론, 제도론, 다원론에 이어 진화심리학과 예술, 미국 철학자 존 듀이가 주장한 경험으로서의 예술에 이르기까지 예술에 대한 다양한 답변의 이야기들이 독자를 기다립니다.
예술에 대한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정답이 없는 우리의 삶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이어지는 동안 예술도 끊임없이 차이를 만들며 이어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예술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는 이유일 것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최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