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모습이 제 창작의 원천…학원서 시간 보내는 현실 안타까워"
그간 쓴 글 모아 동화집 2권 펴내…"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 쓰고 싶어"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크지 못하는 요즘에 제 동화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위로와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는 아이들을 유튜브 영상으로 달래는 시대에 동화는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근 동화책 2권을 연달아 펴낸 김영길 작가는 동화가 어린이를 위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았다.
올해 88세인 김 작가는 2000년대 후반에 등단한 늦깎이 작가다. 그 전까지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1999년까지 초등학생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글쓰기는 대학시절부터 품고 있던 오랜 꿈이었다. 대구사범학교(현 경북대 사범대와 대구교대 전신) 재학시절 교생실습 후기를 학교 교지인 '사원'에 실었던 것을 시작으로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달궈왔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글쓰기는 관심이 많아서 학생들의 '글짓기' 지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건 80년대 초에 경북지역 교직에 계신 분들을 중심으로 '경북아동문학회'를 만들고 나서부터였어요. 당시 '우리말 바로쓰기'와 같은 책으로 유명한 이오덕 선생님과 함께 만들었는데, 매년 문집을 내기도 했었지요.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 계간 '한글문학'의 추천을 받아 등단을 했습니다."
등단한 뒤 첫 동화집 '나무들의 이야기'를 낸 뒤 다양한 문학잡지에 글을 쓴 김 작가는 그간 쓴 글을 모아 정리해 두 권의 동화집을 냈다. 그것이 '할아버지 어릴적에'와 '천사님 나들이'다. '할아버지 어릴적에'는 해방 이후부터 6·25전쟁, 산업화 시기 등 김 작가가 살아온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하듯 전해주는 동화이고, '천사님 나들이'는 요즘 아이들을 위로하는 순수 창작동화다. 두 권의 동화책을 내게 만든 창작의 원천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제 손자, 손녀와 교직에 있을 때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 창작의 원천입니다. 지금 손자, 손녀, 교직에 있을 때 제자들은 모두 장성했지만 그 때 들려줬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펴 낸 동화책 두 권에 다 들어가 있지요. 제 동화들의 특징이라면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을 반영해서 쓰려고 했다는 점이지요."
늘 어린이들의 모습을 관찰해 온 김 작가의 눈에 요즘 아이들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어른들의 욕심에 어린이들이 휘둘리는 모습에 김 작가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요즘은 어린이들이 노는 시간보다는 학교 끝나고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며 시간을 보내지요. 어른들이 '더 낫게 키워야…'라는 욕심에 공부를 시키고 '이게 다 널 위한 것'이라고 어린이들에게 말하지만 결국 공부의 노예로 사는 게 아이들의 현실이잖아요. 그게 안타깝더라고요. 더 안타까운 건 요즘 시대는 공부를 안 하면 또 세상에 발을 내밀 수 없어 악순환이 이어지다보니 부모들 탓을 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김 작가는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다. 수업시간 때 다양한 이야기에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내재된 본성'이라고 믿는 김 작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어린이들을 위로하고 힘을 줄 거라고 믿는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글을 계속 쓰고 싶다"고 말하는 김 작가는 1년에 3편 안팎으로 계속 동화를 써내고 있다. 글쓰기가 생각을 요구하는 활동이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김 작가는 동화작가로서의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목표가 생겨서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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