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휩쓸고 간 포항 '쓰레기 천지'…절반도 못 치웠다

입력 2022-09-13 16:35:37 수정 2022-09-13 20:52:01

재난쓰레기 발생량 20톤 덤프트럭 1천대 분량 추정…매일 1천500t 처리
인력·비용 모두 부족해 모두 처리하기에는 하세월
"시간도 일손도 너무 모자란다" 장비 총동원 수거 작업 진땀

13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축구장에 마련된 재난쓰레기 임시 적환장에 피해지역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3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축구장에 마련된 재난쓰레기 임시 적환장에 피해지역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 포항지역이 재난으로 발생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최소 2만여톤(t)이 넘는 재난쓰레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직격탄을 맞은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절반의 쓰레기조차 수거하지 못한 상태다.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힌남노로 발생한 재난쓰레기는 최소 2만3천100t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20t 덤프트럭을 기준으로 봤을 때 1천100여대가 넘는 분량이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의 한 마을 어항 입구에 지난 태풍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의 한 마을 어항 입구에 지난 태풍 '힌남노'로 발생한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다. 현재 포항지역 곳곳에는 이렇게 쌓인 재난쓰레기 더미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신동우 기자

이마저도 당장 수거 가능한 분량만 집계한 것으로 아직 다리 밑이나 강변 등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포함하면 훌쩍 증가할 전망이다.

포항시는 현재 청소차 50대·집게차 73대·기타 470대 등의 장비와 환경미화원 299명·민간처리업체 100명·군 병력 등 자원봉사자 1천여명 등을 투입해 1일 평균 1천500t 분량의 재난쓰레기를 수거 중이다.

그러나 피해복구 등 여러 곳의 일손 부족으로 인해 7일 871t·8일 1천309t·9일 2천627t·10일 580t·11일 2천835t·12일 1천338t 등 12일까지 총 9천560t의 재난쓰레기만 수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속도대로 일주일 정도면 대부분의 쓰레기가 청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부터는 하천의 기둥이나 울타리에 끼인 쓰레기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치워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종료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물기를 머금은 쓰레기들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악취를 뿜어내거나 벌레가 모이는 등 2차 오염의 위험도까지 높아지는 상황이다.

포항시는 지금까지 수거된 쓰레기를 지상 쓰레기의 경우 남구 구룡포축구장 및 도구해수욕장 주차장, 해상 쓰레기는 북구 흥해읍 용한리 등에 임시 적환장을 마련해 두고 수거하고 있다.

이후 종류별 분류작업을 거쳐 소각·매립 등으로 나눠 외부업체에 위탁을 맡길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곳곳에 산적한 쓰레기를 치우기에는 아직 시간도 일손도 너무 모자란다. 우선 피해복구가 먼저이기에 재난지역에 인력을 우선 투입하고 쓰레기 처리는 가능한 인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신속한 재난쓰레기 처리를 위해 시 직영 수거차량 50여 대는 물론 민간처리업체(3개업체·장비 25대)도 동원했으며 읍면동에서도 자체적으로 장비를 임차해 쓰레기매립장으로 재난쓰레기를 운송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