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문화강국

입력 2022-09-06 10:46:29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

지난 8월 31일 대구예술발전소에서 프랑스, 파리1대학교 문화예술기획 학과 명예 교수님이 내한해 '프랑스 문화예술정책이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강연을 개최하였다. 이러한 강연을 기획한 의도는 간단하다. 프랑스가 어떻게 문화예술의 강국이 되었는지를 시민과 공유하고, 예술이 대중과 어떻게 호흡하고, 코로나 기간과 팬데믹 이후 어떻게 문화예술계는 대처하고 계획하고 있는지 그들의 사례를 듣고자 했다. 또한, 우리는 어느 부분을 간과하고 있기에 차이가 있는지, 관심 있는 분들께 소개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천문학적인 기관별 예산과 막대한 예산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 구매를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견고한 후원과 지원이었다. 예를 들어 퐁피두 센터(국립현대미술관)는 한 해 예산이 약 1억3천만 유로, 한화로 약 1천771억원이 소요되며, 거의 9천만 유로는 문화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나머지 예산은 입장료 수입과 메세나와 연합회를 통해 지원받는다고 했다.

방청객 중 한 명이 혹 메세나의 지원이 끊기거나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그럴 일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한, 지역 내에서의 공공기관도 다채널로 예산을 지원받게 되나 후원을 하다가 끊기는 일은 한 차례도 없으며 일반적으로 3년 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워 사전에 보고하고 채택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계획적인 기관운영을 한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가. 내년도 예산을 받기 위해 올해 급하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예산안을 준비한다.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도 하나 2, 3년을 주기로 기관장이 바뀌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계획이다.

특히 프랑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펜데믹 상황에서 예술계의 피해는 컸다. 한동안 프랑스의 모든 미술관, 갤러리와 학교는 문을 닫았다. 이에 정부는 기관은 물론이고 예산을 투입해 작가들을 지원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지원을 작가들에게 했으나 다른 점은 프랑스는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미술대학교 학생들에게도 예비 작가로 인정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게 된 학생들에게 집세와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이어, 오늘날 동시대미술을 감상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관람객이나 관람객 유치를 위해 프랑스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답변은 유명작가의 전시와 같은 기간에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해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하게 하거나 하는데, 사실 프랑스 사람들은 그냥 미술관이나 아트 센터에 간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프랑스인들에게 예술은 이미 익숙하고, 미술관의 예술품은 긍지이며 자랑거리이다. 우리도 머지않아 국민 모두 자연스럽게 미술관을 방문하고 우리 예술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즐겁게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