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총 1위, 엘앤에프 초고속 성장 비결은?

입력 2022-09-05 16:12:30 수정 2022-09-05 21:16:52

올해 매출액 사상 첫 조단위 넘어 3조원 넘을 듯…고용도 폭발적 성장
근본적인 성장 이유는 역시 기술력, 시장 특성-테슬라도 빼놓을 수 없어

지난달 18일 홍준표 대구시장(오른쪽)과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가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 제3공장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지난달 18일 홍준표 대구시장(오른쪽)과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가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 제3공장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무명의 기업에서 몇 년 만에 증권가의 단골 얘깃거리가 된 대구 시가총액 1위 기업 ㈜엘앤에프의 초고속 성장 비결이 화제다.

올해 첫 조 단위 매출액을 앞둔 엘앤에프는 지난 2019년만 해도 영업이익 적자를 내던 기업이었다.

당시 엘앤에프의 매출액은 3천331억원, 영업이익은 77억원 손실이었다. 2020년 매출액 3천561억원, 영업이익 15억원 흑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매출액 9천708억원, 영업이익 443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올해 엘앤에프 매출액을 3조3천641억원, 영업이익을 2천853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매출 목표액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7조원이라고 밝혔다. 2024년 목표액은 11조원이다.

정규직 고용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엘엔에프의 정규직 직원은 10년 전인 2012년 171명에서 출발해 2019년 576명으로 늘었고, 2020년 651명까지 증가했다. 첫 대규모 고용이 일어난 지난해에는 1천21명까지 직원이 늘어났다.

엘엔에프 측은 올해 말 직원 수가 1천500명까지 늘고 2025년쯤이면 2천500명에서 3천명까지 고용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최근 6천500억원을 투자해 대구에 3공장을 건립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와 대규모 인재 채용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력이다.

엘앤에프가 생산하는 2차전지 양극재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양극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느는데, 높은 전압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찾기가 쉽지 않다.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주행거리는 배터리 전압이 높을수록 늘어나는데, 엘앤에프는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이 90%를 넘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하며 주목받았다.

양극재 납품구조가 원자재 인상을 그대로 판매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점도 엘앤에프 성장을 뒷받침했다.

배터리 셀 재료비의 절반 이상은 양극재가 차지하는데, 지난 몇 년간 양극재 주요 원자재인 리튬, 메탈 등의 가격이 올라 판매가 인상 효과를 본 것이다. 양극재는 다른 품목과 달리 시장이 형성된 2000년대 초반부터 원자재 가격을 판매가에 즉시 반영하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테슬라도 엘앤에프의 성장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엘앤에프의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을 거쳐 테슬라로 공급된다. '잘 나가는 기업' 테슬라의 올해 전기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150만대로 예상된다. 증권가도 테슬라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엘앤에프의 성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양극재 시장의 가능성으로 보고 2005년부터 묵묵히 기술력을 키웠고 시장이 커지며 최근 들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엘앤에프를 안 만나본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만나본 기업은 없도록 앞으로도 기술력 향상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