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과 다르다"…'성상납' 조사 수용

입력 2022-09-04 21:11:21 수정 2022-09-04 21:42:29

대구 김광석거리 찾아 기자회견
"젊은세대 이야기 불편한 이유 비판일색 관성적 시선 때문"
지역 정치권 "선 넘었다, 갈라치기·여론몰이식 정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이 하고 있는 당내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주군'이던 유승민 전 의원을 소환해 설명하는 한편 '성상납' 의혹 조사에 대한 사법 당국의 요구 수용 의사도 거듭 강조했다. 대구 정치권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4일 대구 중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자신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달리 출석을 거부할 의사가 없다"며 "변호인이 당내 가처분이나 당내 절차와 크게 상충이 안 되는 선에서 협의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던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북한이라는 위협이 모든 것을 합리화하던 시절이 있던 것처럼, 지금 대구에는 어떤 위협이 이같은 비문명을 정당화하고 있느냐"며 "7년째 적으로 삼아온 유승민인가? 아마 오늘도 유튜브 세계에서는 흉계를 꾸미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을 유승민은 연로하신 노모의 건강을 걱정하고, 책 읽고, TV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금 젊은 세대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불편한 이유는 정말 그 이야기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방법 자체가 잘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편한 생각만을 고집해 유 전 의원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인물을 두고도 비판일색의 관성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대구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공천 한번 받아보기 위해 불의에 귀부 한다면,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들의 침묵에 대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암묵적 동조에 대구는 암묵적으로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 달라.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타성에 젖은 정치인들이 대구를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TK 의원들과 지난 총선에서 이들에게 표를 던진 시도민들의 공분을 살 수 있는 언급이지만 이 전 대표는 대구가 돕지 않더라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 길을 가겠다"며 "보수정당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피하지 않고 대구에서 더 가열차게 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일일이 대응해서 판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목소리 높인 이 전 대표의 공격에 '선을 넘었다'고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김광석 거리를 방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김광석 거리를 방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대구의 한 의원은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당은 물론 텃밭까지 혼란에 빠트리는 것은 과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고, 다른 한 위원도 "갈라치기·여론몰이식 정치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표의 회견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 대표가 어찌 그리 모든 것을 지독하게 자기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만 보는지 딱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