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수뇌부가 이상민·한동훈 두 장관의 탄핵을 공언하고 나섰다. '민심과 동떨어진 시행령 쿠데타'를 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시행령으로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거대 야당의 새로운 지도부라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첫 일성이 탄핵이라는 것도 개운치 않다. 국민의 귀에는 악재로 포위된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얘기로 들린다.
최근 서영교, 고민정 두 민주당 최고위원은 잇따라 이상민·한동훈 두 장관의 탄핵을 거론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29일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는 탄핵소추할 수 있다는 게 법이고, 한동훈·이상민 장관은 탄핵 요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다"라며 "국회가 가진 기본권이 탄핵인데, 이것을 하지 못한다면 국회도 무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견을 전제로 "우리가 아무런 브레이크도 잡지 않으면 계속해서 모든 장관들이, 혹은 대통령도 시행령 통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과 거리가 먼 성급한 으름장으로 보인다.
탄핵을 동시에 꺼낸 건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의 태도를 나무란 바 있다. "깡패 수사를 왜 그리 막으려 하느냐"라는 한 장관의 말도 저돌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탄핵에 진력할 만큼 나라 경제가 여유롭지 않다. 민생 법안은 쌓여 있다. 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발목 잡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은 8월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늑장 처리에 일대 혼란은 불가피하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취득세 감면 법안 등도 빠른 통과만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탄핵을 강행한다면 특정인 찍어 내기로 풀이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탄핵의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습벽이 무섭다. 국회 행안위 질의에서도 경찰국 신설의 적법성과 대통령 탄핵을 연결했다. 탄핵 시도가 불러올 혼란과 후폭풍을 모르지 않는다면 더는 탄핵을 언급하지 말고 민생 법안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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