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에 쏟아지는 ‘이재명 사당(私黨)’이란 시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7.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권리당원 투표율이 37.09%에 그쳐 '대표성'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개딸' 등 극렬 친명 세력을 제외한 전반적인 당내 여론이 '대표 이재명'의 '정치적 상품성'에 대해 회의적임이 이런 저조한 투표율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당대표 이재명'에 대한 우려는 경선 과정에서 그대로 분출됐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공언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사당화(私黨化)될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대로 민주당은 부결된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을 중앙위 소집 5일 전 공고 의무와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다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장동 비리 등 여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기소가 '정치 보복'으로 인정되면 당대표가 위원장인 당무위가 구제하는 길을 열어서다. 이는 이 대표가 어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돼도 모조리 '정치 보복'으로 둔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무위가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대표에 반기를 들 가능성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부터 이미 사당화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정치·경제 선진국 중에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찰·경찰이 그 권한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하고 정치에 영향을 주고 특정 정치세력 이익에 공모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가장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고 했다. 자신이 수사받고 있는 의혹 사건에 대한 검·경의 수사에 '정치 보복'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당헌 개정은 이런 '신호'를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사당'이란 비판을 벗는 길이 없지는 않다. 대장동·백현동·성남 FC·변호사비 대납·법인카드 유용 등 이 대표가 관련된 의혹을 받은 사건의 검·경 수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할 일이다. 이들 사건 수사는 문재인 정권 때 시작됐다. '정치 보복'이란 궤변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