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에 쓸 금강송 빼돌리고 일반 소나무 쓴 인간문화재 '자격 박탈'

입력 2022-08-24 10:04:25 수정 2022-08-24 10:46:59

신응수 대목장, 광화문 복원사업서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벌금 700만원 확정

서울 광화문 복원공사에 쓸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대목장(大木匠) 신응수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자격이 박탈됐다. 법원서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형이 확정된 탓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광장 개장기념 행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복원공사에 쓸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대목장(大木匠) 신응수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자격이 박탈됐다. 법원서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형이 확정된 탓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광장 개장기념 행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복원공사에 쓸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대목장(大木匠) 신응수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자격이 박탈됐다. 법원서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형이 확정된 탓이다.

23일 문화재청과 법원에 따르면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던 신씨는 2021년 6월24일 대법원 1부에서 상고가 기각돼 벌금 700만원형이 확정됐다.

문화재청은 신씨에 대한 형사소송이 벌금형 유죄로 확정되자 즉시 관련법령에 따라 청문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지난 2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지정(1991년) 사실을 해체 조치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30년만에 자격을 잃게 된 셈이다.

신씨는 2008년 3월 광화문 복원 공사에 쓰라고 문화재청이 제공한 최고급 금강송 26그루 중 4그루(1천198만원 상당)를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광화문 복원에는 제공받은 금강송 대신 일반 소나무를 썼다.

신 씨는 화재가 발생했던 숭례문 복원 완공시점인 2013년 5월에도 단청 등 부실복원 논란이 터지면서 국민기증목을 빼돌렸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돼 수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숭례문 복원에 쓰인 기증목은 목공사를 총괄한 신씨가 아닌 제자이자 전수조교인 문모씨가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결론지었다.

하지만 2017년 1월에 진행된 1심과 같은 해 8월에 선고된 2심 법원은 "마음대로 횡령하고 고유식별 밑둥을 잘라내거나 표식을 덧붙여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사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신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벌금형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이 3심을 약 4년간 계류시키면서 신씨에 대한 문화재청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해제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