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총회장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한미 FTA 정신 위반"

입력 2022-08-24 13:03:40 수정 2022-08-24 18:13:54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포럼 참석
미 생산 등 배터리 전기차만 혜택…中 겨냥했지만 韓 기업에 직격탄
기업 살릴 강력한 규제 혁신 주문

"우리 자동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한미 FTA의 기본 정신을 위반했다."

손경식(83)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2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서양원 매일경제 대표이사 겸 편집전무) 주최로 열린 월례포럼에 참석해 중국을 겨냥했지만 우리 자동차 기업에도 직격탄을 던질 IRA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되고,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광물을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으로, 2024년부터 순차적 비율로 적용된다.

손 회장은 "IRA는 한미 FTA 정신과도 WTO의 기본 이념과도 맞지 않는 법안이기 때문에 외교부는 물론 재계도 각종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EU도 가만히 있지 않겠지만 공동 대응하는 것은 미국을 섭섭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손 회장은 이어 우리의 기업가 정신이 위축돼 있다고 진단하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야 경제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먼저 강력한 규제 혁신을 주문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배출을 위해서는 해당 학과의 정원을 과감하게 늘리고, 주 52시간 근무제도 주(週)별 측정이 아닌 6개월 단위로 측정하는 등의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조치가 선행돼야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국내 복귀, 이른바 '리쇼어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손 회장은 진단했다.

역대 정권의 '전봇대 뽑기론' '손톱 밑 가시 뽑기론' '모래주머니 제거론' 등 각종 규제 철폐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각종 규제가 부활한다는 지적에 대해 손 회장은 "이를 위해서도 규제 심의는 꼭 필요하며 규제 철폐에 앞장선 공무원이나 관계 당국에 재계 전체 명의로 감사패 등을 증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