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역사 이어 김치·한복 탐내…총성 없는 전쟁 중
시진핑 "韓, 中 역사상 일부" 망언…유엔주재 중국대사 '김치' 선전도
문화공정 의도 중화문명 기원 연구
한국사가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어디까지 왔는가. 『중국고구려사』라는 책을 출판하여 고구려사를 중국역사라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광개토태왕이 중국 동진(東晉)시대에 활동했다는 이유에서 광개토태왕비문을 고구려비가 아닌 동진호태왕비라고 호칭한다.

광개토태왕시대의 고구려와 동진은 국력을 비교하면 오늘날의 미국과 북한만큼이나 격차가 컸다. 고구려는 당시 만리장성 남북을 지배한 대제국이었고 동진은 장강 이남으로 쫓겨 가서 겨우 명맥만을 유지한 소왕조였다. 그런데 고구려가 동진의 지방정권이라는 논리로 중국고구려사, 동진호태왕비라고 말하는 것은 동북공정의 공정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는 것처럼 공사판 논리의 산물이며 학문적인 탐구에 근거한 이론은 아니다.
◆시진핑과 동북공정
장쩌민, 후진타오 등 시진핑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은 동북공정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일뿐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한 발 빼는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시진핑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망언을 함으로서 동북공정이론을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서 세계적으로 홍보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동북공정은 형식상으로는 끝났지만 실제로는 진행형이고 시진핑 시대에 접어들어서 더욱 강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공정 넘어 문화공정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중국에서는 역사공정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한국의 고유문화를 중국문화에 귀속시키기 위한 문화공정에 돌입했다. 최근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김치를 들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김치 선전을 하였다.

이는 김치의 원조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을 세계에 은연중에 과시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고 본다.
중국국가주석은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망언을 하고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김치를 들고 중국이 김치의 원조인양 선전하는 이러한 현상은, 중국의 한국을 향한 공정이 역사공정을 넘어 문화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화문명 기원 연구 심화를 새삼스럽게 들고나온 시진핑의 숨은 의도
시진핑은 최근 공산당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중화문명의 기원탐구공정은 성과가 현저하지만, 여전히 임무가 막중하고 갈 길이 멀어서 계속 추진되고 끊임없이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를 보도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본인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나온 시주석의 이번 발언은··· 국민결속을 다지기 위함으로 보인다."

김치, 한복 등의 원류가 중국이라고 우기며 중국 누리꾼들의 한국에 대한 문화적 침탈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시진핑이 중화문명 기원 연구 심화를 새삼스럽게 들고나온 이면에 다른 의도는 없고 단순히 국민결속을 다지려는 것일까. 여기에는 역사공정을 넘어 문화공정을 강화하겠다는 시진핑의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기왕의 발언을 상기해볼 때 밖으로 한국을 향한 문화공정을 강화하라는 시진핑의 주문이 함께 내재하여 있다고 하겠다.
◆역사문화전쟁을 벌이는 중국공산당
황하문명을 건설한 화하족과 발해문명을 건설한 동이족은 서로 번갈아 가며 중국역사를 이끌어왔는데 동이족이 주역일 때는 역사를 굳이 왜곡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원류임을 기록이 입증하니까. 그러나 화하족이 주인으로 등장할 때는 저들이 중국의 원주인이라는 사실이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에 어김없이 역사 왜곡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때의 역사왜곡은 공자가 『춘추』를 통해서 화하족을 높이고 동이를 배척하는 "존화양이(尊華攘夷)"를 주장하고, 또 사마천이 『사기』에서 연대가 앞선 동이족 시조 복희를 배제한 채 화하족 시조 황제헌원을 중국역사의 출발점으로 기술하고, 동이족 승리의 화신 치우를 패자로 묘사한 것 등에서 보듯이, 동이를 헐뜯거나 패자로 왜곡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지금 중국 공산당이 벌이는 역사문화공정은 동이족의 역사문화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그것을 화하족 역사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과거 동이족에 대해 역사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화하족이 동이족의 역사를 왜곡한 차원을 넘어서 저들 공산당은 아예 동이족의 역사문화를 탈취하기 위한 역사문화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역사문화전쟁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
한국인은 지금 한반도라는 작은 땅에서 살아가지만, 역사상에서는 발해유역이 이들 민족의 활동 무대였다. 한국사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동북방의 발해문명과 홍산문화에 닿게 되는데 동북공정과 중국문명탐구공정의 최종 목표는 발해문명과 홍산문화를 중국 한족의 유산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지금 중국 공산당이 전개하는 역사문화전쟁의 공격 목표는 유럽도 미국도 일본도 아닌 궁극적으로 한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역사문화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하는 것이다.
◆총성 없는 전쟁, 슬기롭게 대응해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처참한 참상이 눈에 훤히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는다. 그리고 가령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국토를 완전히 점령당하는 사태가 온다 하더라도 국가는 망할지언정 민족과 역사는 남는다. 그러나 역사전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서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또한 이 역사전쟁에서의 패자는 국가와 민족을 동시에 다 잃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총성 있는 전쟁보다 총성 없는 역사전쟁이 훨씬 더 가공할 전쟁이다.
중국 공산당은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한국을 향해 역사전쟁을 개시했고 이제 문화공격에 나섰다. 총사령관 시진핑은 중화문명 기원 연구를 심화하라며 배후에서 문화전쟁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이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데도 눈과 귀로 보고 듣지 못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보니 한국 정부와 국민 모두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 최전선에서 방어를 담당해야 할 강단 사학 또한 손 놓은 채 무방비상태다.
일본은 35년 동안 우리의 국가와 민족을 짓밟았지만 한국역사를 탈취하여 일본 역사로 만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다시 광복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지금 한국사를 중국사로 만들고자 시도하여 국가와 민족과 역사를 송두리째 빼앗으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를 잃어버리면 민족도 국가도 다 잃는다. 한국인의 당면한 최대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발전도 민주화도 아니다. 역사문화를 바르게 정립하여 안으로 잃어버린 한국 혼을 되찾고 밖으로 역사상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중국의 역사문화침탈에 슬기롭게 대응하는 것이다.
◆대만통일 다음은 한국 차례
모택동은 일찍이 한족의 시조 황제에게 올린 제문祭文에서 삼한을 중국에 통일시키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대만통일 다음은 한국 차례가 될 것이 뻔하다.
중국의 역사문화침략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산하에 역사문화특위를 설치하고 중국의 역사문화침략에 대응하는 문제를 국정의 가장 중요한 현안의 하나로 다루어 줄 것을 촉구한다.
역사학박사·민족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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