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TK 40대 기수론'…김형동·정희용·김병욱 당 내홍에 침묵

입력 2022-08-04 17:16:02 수정 2022-08-04 20:53:09

초선 성명 주도 김형동 잠잠…정희용 계파 논쟁 후 말 아껴
교육위 김병욱은 애매모호…정치권 "차기 공천 의식 실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경북지역 초선 당선인들이 2020년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 윤두현, 박형수, 구자근, 김영식, 정희용, 김형동. 연합뉴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경북지역 초선 당선인들이 2020년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 윤두현, 박형수, 구자근, 김영식, 정희용, 김형동. 연합뉴스

경북지역 40대 소장파 초선 3인방인 김형동(안동예천·47)·정희용(고령성주칠곡·45)·김병욱(포항남울릉·44) 국민의힘 의원이 임기 초 혁신과 청년정치를 강조하던 모습과 대조적으로 최근 당 내홍 상황 속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한때 회자하던 'TK 40대 기수론'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여권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는 인식은 남아있는 만큼, 복지부동 처신에서 벗어나 40대 청년 정치인 역할을 적극 탐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총선에서 고향 안동예천 선거구에 단수 공천을 받은 김형동 의원은 당선 직후 "보수의 가치와 품격을 가진 정치적 소신으로 국회의원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신을 강조한 김 의원은 임기 초 초선의원들의 집단성명을 주도해 주목 받았다. 특히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는 성명을 초선의원 56명을 대표해 직접 낭독했다.

김 의원은 성명에서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 팀이 되겠다"고 강조, '영남배제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지도부 공백 사태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논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어 의아함을 낳고 있다. 이준석 당 대표 수석대변인을 맡아 TK 내 대표적인 친이(친이준석)계 의원으로 꼽히지만, 이 대표의 복귀가 가로 막힐 위기에 처한 현 시점까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 및 경북도 경제특보 출신으로 고향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에 출마해 양자 경선 및 본선을 거쳐 21대 국회에 입성한 정희용 의원은 당선 소감으로 "깨끗한 정치, 속 시원한 정치, 통 큰 정치, 청량감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21대 국회 1년차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부대표를 지낸 데 이어,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선대본부 종합상황실 부실장, 당선인 비서실 정무1팀장을 맡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 모임인 '민들레'(가칭)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다가, 계파 논쟁에 휩싸인 후 지금까지 '침묵 모드'로 일관하며 당선 직후 약속한 '청량감 있는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고향 포항남울릉 선거구에서 당선된 김병욱 의원은 "세대교체 젊은 보수로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후 임기 초 당 청년조직인 '청년의힘' 공동대표를 맡아 청년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 수행단장을 맡은 뒤부터는 지역구 현안에만 관심을 집중한 채 중앙정치엔 큰 의욕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다. TK 내 유일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이지만, 정부의 만 5세 초등 입학 추진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으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인다.

당 안팎에선 앞서 이들 3명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던 만큼, 최근 존재감이 사라진 데 데 대해 실망감이 더 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TK 정치권의 '영건'들마저 차기 총선 공천을 의식해 계파정치에 함몰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중진으로 육성할 소중할 자원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남은 후반기에 40대 초선 소장파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낸다면 이들에 대한 평가가 반전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