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시진핑, 인권·법치 무시…대만은 미국의 민주 파트너"

입력 2022-08-03 07:25:53

2일 대만의 한 신문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관련 뉴스를 1면 지면에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이날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2일 대만의 한 신문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관련 뉴스를 1면 지면에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이날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혹독한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펠로시 의장은 2일(현지시간)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해 낸 성명에서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천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권력 3위인 자신의 대만 방문은 공산국가인 중국에 맞선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거센 반발과 논란 속에 이뤄진 대만 방문의 명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대만 도착과 동시에 공개된 '내가 의회 대표단을 대만으로 이끄는 이유'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도 "이번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상호 안보와 경제적 파트너십, 민주적 거버넌스에 초점을 둔 태평양 지역 순방의 일환"이라며 대만 방문의 이유를 부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비판을 내놓으면서 대만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은 매일 대만 정부기관에 수십 건의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고, 대만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만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압력을 가하고 대만과 협력하는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의 가속하는 공격에 직면한 미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민주 파트너인 대만과 함께한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문이 대만관계법,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인 미중 3대 공동성명,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에 의해 지속돼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순되는 게 아니라면서 "미국은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계속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혹독한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사태를 거론하며 "중국은 일국양제 약속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면서 티베트와 신장에서도 소수민족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계속된 위협을 방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방문을 통해 우리는 대만이 자유와 민주주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우리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