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이탈 막고 환율 방어…한은 빅스텝 빨라질 듯
기대 인플레이션 사상 최고…高물가 굳으면 인상 불가피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했고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역전됐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하방 압력이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기준금리 역전까지 맞닥뜨린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물가 관리가 국내 기준금리 인상 변수"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달 또 한 번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에 나설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물가 관리라는 명분만을 앞세워 기준금리를 계속 큰 폭으로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물가다. 한국은행이 취약차주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을 알면서도 이달 첫 빅 스텝을 단행한 건 '고(高)물가 기조가 굳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p 오른 4.7%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내달 초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지표가 잡히지 않을 경우 미국이 금리 인상 폭을 넓힐 수밖에 없어 한국은행도 대응이 더욱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유정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도 금리를 따라올리게 되지만, 미국의 금리 경로가 가파를수록 우리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현재는 금리 외에 물가 등 복합적 어려움 있다. 금리가 역전되면서 외환이 빠지는걸 막아야 하고, 환율도 관리해야 해 원래 한국은행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데 미국의 속도가 빨리지면 당연히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져 가계에 미칠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시, 당장은 괜찮아…금리 인상 이어지면 위기"
경제 전문가들은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던 세 차례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이 진행되는 지금과 상황이 가장 비슷한 2018년을 예로 들며 투자 측면에서는 당장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국내 유가 증권 시장에 외국인 자금 약 7조원이 빠졌지만 오히려 채권시장으로 25조원 가량이 들어왔다. 이때처럼 국내 시장금리가 여전히 미국보다 높고, 기준금리 역전 폭도 크지 않는 만큼 강달러 현상이 일정 수준에서 진정된다면 그동안 외국인이 많이 팔았던 국내 대표주 중심으로 진정 흐름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아 금리 인상 흐름이 커지는 경우다.
도유정 연구위원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연내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금리가 계속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가계 이자 비용은 급증하는데 이를 메워줄 소득 증가도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타격도 불가피하다. 결국 가계도 시장도 증시에 투자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니 기업도, 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론적으로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이 떨어져 금리 인상기가 채권 투자에 적기라고 한다. 다만 경기 침체가 굳어질 우려가 걷히기 전까지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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