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0.5선 이인선, 5선 주호영

입력 2022-07-26 18:13:41 수정 2022-07-26 18:38:11

송신용 서울지사장
송신용 서울지사장

국회의 시간이 돌아왔다. 두 달 표류 끝에 후반기 원(院) 구성을 마무리하고, 대정부질문으로 예열 중이다.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은 원내 전쟁이 본격화됐다. 여당으로선 취임 3개월 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해 민생을 보듬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야권은 정부를 비판,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 훗날을 기약해야 할 판이다. 가뜩이나 퍼펙트 스톰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시점이다. 탈북(脫北) 어민 강제 북송에 초유의 경란(警亂)이 더해져 있는 만큼 국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대구경북(TK)으로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만이 유일하게 상임위원장(외교통일위) 자리에 올라 아쉬움이 크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유탄을 맞았다. 다만 의원들이 기획재정위 등에 고르게 포진한 것은 위안이다. 의정(議政)과 지역의 조화 속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같은 현안을 말끔하게 관철하는 정치력이 절실하다. 의원 하나하나가 헌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해 뛰어 달라는 의미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일색인 TK 의원 모두에게 기대를 걸면서도 자연스럽게 두 의원에게 눈길이 간다. 먼저 초선 이인선 의원. 당내 공천 파동의 희생양이 돼 온 그는 지난 6월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임기가 절반인 0.5선, 이른바 '반선'(半選) 의원이다. 지난 21일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내용 등의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또 새내기의 한계를 딛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벽을 뚫는 데 성공했다. 경북도 경제, 정무부지사 등으로 쌓은 경력과 전문성을 발휘하는 건 오롯이 그의 몫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 디지털 전환 국회 포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 디지털 전환 국회 포럼 'ON 미래, 산업 디지털 전환'에서 주호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TK 최다선(5선)인 주호영 의원의 어깨는 무겁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장을 맡았다.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4대 공적연금 개혁은 뜨거운 감자다.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문재인 정부에선 아예 건드리지 못한 사안 아닌가. 윤 대통령이 수술대에 올리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주 의원이 어떻게 해법을 찾아 갈지 주목된다. 통합신공항특별법 대표 발의까지 예고된 상황이고 보면 최다선의 엄중함이 짐작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결기와 고도의 협상력 없이는 국회의장이라는 큰 그림의 낙관을 찍기 쉽지 않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정기국회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1년 내내 펼쳐지는 입법뿐 아니라 예·결산 심의, 국정감사로 집약되는 의원 본연의 활동을 통해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하는 시기다. 이미 임이자, 조명희, 한무경 의원은 26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녹록지 않은 내공을 보여 줬다. 의정을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한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지각 국회로 국정은 물론 지역 현안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친 게 사실이다. 이제라도 TK 의원들이 하나가 돼 대구경북의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속 쓰리더라도 가덕도신공항을 복기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겠다. 애초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울산·경남(PK)의 억지로 받아들여졌지만, 특별법이 통과되고 지난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으면서 건설의 날개를 달았다. PK 정치권이 원 팀이 돼 청와대와 여야, 정부 부처로 철저하게 역할을 나눠 집요한 여론전과 설득 작업을 벌인 결과다. 야권 일각에서 형평성 등의 문제를 들어 통합신공항을 밀어주려는 기류가 엿보이는 대목까지 감안해 치밀한 전략과 응집력을 토대로 대구경북 새 100년을 열어 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