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천억달러 투자해 美 반도체공장 11곳 신설 추진

입력 2022-07-22 08:11:35

세제혜택신청서 통해 중장기 구상 밝혀…텍사스 주지사 "땡큐 삼성"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향후 20년 동안 약 2천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초대형 투자 계획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감사관실이 투자 계획과 관련해 삼성이 제출한 세제혜택신청서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신청서를 통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도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신청서에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 9곳에 1천676억달러(약 220조4천억원)를,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달러(약 32조2천억원)를 각각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두 합쳐 1천921억달러(약 252조6천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오는 2034년쯤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구상을 밝힌 것은 텍사스주의 세금 감면 프로그램인 챕터 313 인센티브를 적용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챕터 313은 텍사스주 내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이 혜택은 2022년 말 소멸되는데 텍사스 내 투자 기업들은 지난달까지만 인센티브 적용을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향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텍사스 주에 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투자 구상은 미국 의회가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500억달러 이상의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개된 것이기도 하다.

이번 계획에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애벗 주지사는 "새 공장들은 텍사스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면서 "투자를 늘린 데 대해 삼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WSJ에 이번 신청이 반드시 투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로서는 신청서에 적시된 새 공장들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