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20비 여군 사망사건, 유족 요청 따라 민간 국과수에서 포렌식

입력 2022-07-20 10:42:50 수정 2022-07-20 10:48:06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표지석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표지석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한 공군 비행단에서 여군 부사관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디지털 기록물 조사를 민간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맡는다.

지난 19일 충남 서산 20전투비행단(이하 20비)에서 숨진 채 발견된 A하사의 휴대전화, 컴퓨터 등의 포렌식 작업은 국과수에서 하게 됐다.

국방과학수사연구소는 국방부 조사본부 소속으로 군 관련 사건·사고의 과학수사를 맡는 기관이다. 포렌식 작업은 애초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하려다가 유족 요청에 따라 국과수로 넘겨진 것이다.

군과 경찰은 포렌식 결과를 바탕으로 A하사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경위와 직장 내 사안과의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임관한 20대 초반의 A하사는 10대 시절 군인 양성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군대 문화나 분위기에 어색함을 느낄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비에서 근무하다 상관의 성추행 등으로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 역시 같은 학교를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민간 국과수가 국방과학수사연구소를 대신해 군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2014년 선임병 집단구타로 숨진 '윤 일병' 사건 당시 국방과학수사연구소는 윤 일병 사망 원인을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사'로 판단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국과수가 사인을 감정한 결과 '다발성 좌상에 의한 쇼크'가 제시됐다.

한편 이달부터는 군인이 사망하거나 성폭력 관련 범죄는 민간 사법기관으로 이관된다. 기존에는 군인 등이 범한 범죄는 군사법기관에서 수사 및 재판을 담당해왔다.

공군은 A하사 사망사건 발생 사실을 민간경찰에 통보했다. 현 단계에서는 군 주도로 범죄 관련 여부를 파악하며,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경찰이 사건을 맡는다.

전날 이뤄진 A하사 사건 현장 감식에도 공군 수사단을 비롯해 대전지검 서산지청, 충남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 민간 기관들이 함께 참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권보호관이 처음부터 수사에 참여하고 있고 민간 경찰과 협조하고 있다. 투명한 수사 결과를 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