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운 우즈 "은퇴 안한다, 팬들은 컷 탈락 알고 있었지만 점점 더 크게 환호"

입력 2022-07-16 07:12:43 수정 2022-07-16 07:17:07

디오픈 2라운드서 3타 잃고 공동 148위로 마쳐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2라운드를 마친 뒤 동반 선수의 캐디와 포옹하는 우즈(왼쪽) EPA=연합뉴스
2라운드를 마친 뒤 동반 선수의 캐디와 포옹하는 우즈(왼쪽) EPA=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약속의 땅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이는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출전한 제150회 디오픈 골프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후 벌어진 일이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이 대회 2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중간합계 9오버파 153타로 경기를 마쳤다.

그는 출전 선수 156명 중 공동 148위에 그쳤다. 2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면 컷 통과가 가능하다던 우즈의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즈는 이날 샷은 비교적 괜찮았으나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버디 1개,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를 기록했다.

전성기에 거의 보기 힘든 16번 홀(파4) 쇼트게임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16번 홀에서 우즈는 세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렸다. 플롭샷을 구사했는데 볼 비행거리가 너무 짧았다.

항아리 벙커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2m 보기 퍼트가 또 홀을 비껴갔다.

실망한 우즈는 사실상 컷 탈락이 확정된 18번 홀 페어웨이를 걸어 그린에 오르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페어웨이 양쪽을 둘러싼 갤러리가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하자 모자를 벗어 답례하고 손을 흔들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작년 2월 자동차 사고로 크게 다쳤지만 기적처럼 재기한 우즈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고 여러 번 말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디오픈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

그는 디오픈 세 차례 우승 가운데 두 번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거뒀다.

PGA챔피언십에서 컷을 통과하고도 기권한 것과 US오픈 불참도 이번 디오픈 출전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힐 정도였다.

특히 무더운 날씨 속 연습 라운드를 45홀이나 치를 만큼 기대가 높았지만, 결국 47세의 나이와 사고 후유증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난 자주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다. 팬들은 내가 컷 탈락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점점 더 크게 환호했다"면서 "이 대회는 정말 존경스럽다. 나는 이 대회의 전통을 우러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이곳에 돌아오면 경기할 몸이 아닐지도 모른다. 디오픈에서 출전해도 경쟁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은퇴는 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생한 끝에 이만큼이라도 해낸 게 행운이라는 우즈는 내년쯤 대회에 다시 출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