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재개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잠정 중단하기로 한 지 하루 만이다. 소통 의지를 드러낸 자신감으로 읽힌다. 도어스테핑 중단과 지지율 하락세를 연관 짓는 일각의 억측을 희석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민심 읽기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은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인사 검증이 비판의 도마에 연이어 오른 탓이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자진 사퇴 등 인사 운용 잡음이 이어진다는 건 이상 신호다. 집권 두 달여 만에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도 심상하게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할 건 아니다. 포퓰리즘 추종과 민심 읽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포퓰리즘이라 호도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민심이 술렁인다면 원인을 점검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불통의 이미지라면 거듭 경계해야 한다. 여론과 맞서는 이미지로 비치기 마련이다.
윤 대통령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 인사 원칙이라 밝힌 바 있다. 경험칙상 검증된 사람을 쓴다는 건 가장 믿을 만한 거름 장치일 터다. 그에 비례해 주관성에 함몰될 위험성도 크다.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앉히고 힘을 싣는 건 응당 통치권자의 의무이자 권한이다. 그렇다 해도 비판으로 점철된 인사라면 애써 무리수를 둘 건 아니다. 제아무리 유능한 책사도 국민 감정과 심하게 동떨어져 있다면 혁혁한 공을 세우지 않는 이상 동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국내외 경제 사정이 재난 상황에 가깝다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틀리지 않다. 다만 거듭된 인사 난맥상과 여론의 흐름이 같은 걸 결코 우연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시작점이 어디인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능력 인사가 중요하나 국민의 마음을 얻는 노력에 무심해선 안 될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통치행위의 정당성은 민심에서 나온다. 도어스테핑 재개에 자신감을 보였듯 여론을 읽는 데도 진심으로 임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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