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 삼성라이온즈 끝이 없는 추락, 팬들은 분노 넘어 지쳐가

입력 2022-07-11 15:52:01 수정 2022-07-11 18:38:31

마운드 붕괴, 18년만의 10연패 눈 앞, 최근 11경기 실점만 111점
리그 8위로 곤두박질, 5위권과 더 멀어져
코치진 개편 속 kt 원정전 연패 끊어낼까

지난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LG 김현수가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LG 김현수가 2점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라이온즈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8년 만에 9연패, 최악의 부진에 빠진 삼성을 지켜보는 팬들은 분노를 넘어 지쳐가고 있다. 지난해 반등 이전의 5년간의 암흑기 시절에도 이 정도로 연패가 이어지진 않았다.

마운드의 붕괴, 주전들의 잇따른 부진과 부상으로 전력 이탈, 이해하기 어려운 경기 운영, 경기 막판 선수들의 집중력 떨어지는 플레이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잇따른 주전들의 공백에 '잇몸'만으로 버틴 삼성의 추진 동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 FA와 비FA 다년계약을 맺고 붙잡은 선수들은 단 한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외인 선수들도 부담감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계약을 맺은 백정현은 선발 10연패, 9경기 연속 피홈런 기록으로 부진하고 포수 강민호는 현재 타율 0.221, 홈런은 단 2개에 불과하다. 김태군과 적절히 경기에 나서며 체력을 유지해 장타력을 더 올릴 수 있을거란 기대는 이미 멀어졌다.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을 맺은 구자욱은 언제쯤 정상 컨디션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이 9연패를 당한 것은 2004년 이후 18년만이다. 역대 삼성 최다 연패 기록인 10연패도 2004년때이다. 삼성은 이제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패 이전에 6위였던 삼성은 8위까지 추락했다. 9위 NC다이노스의 격차는 불과 1.5경기로 위보다는 아래가 더 가깝다.

삼성은 지난 6월 30일 지난 10일까지 kt위즈와 LG트윈스, SSG랜더스와 치른 9경기를 내리 패했다. 상대가 리그 상위권을 달리는 강팀이라지만 삼성은 다 이긴 경기를 어이없게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마운드가 무너졌다. 최근 11경기 111실점, 9연패 기간으로 한정하면 95점을 내줬다. 10점 이상 실점한 경기는 6차례나 된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투수들 모두가 부진했다. 연패동안 선발진의 평균 자책점은 8.50에 달한다. 그나마 수아레즈가 지난 9일 대구 SSG전에서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4실점(비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선보였을 뿐이었다. 에이스 뷰캐넌조차 선발 두 경기 7⅔이닝 1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11.23으로 더 처참했다.

마운드가 무너지니 타선이 아무리 득점을 올려도 이길수가 없었다.

지난 6일 LG전에서는 3회까지 7점차 리드를 한 삼성은 끝내 9대10으로 1점차 역전패했다. 이날 삼성은 무려 18개의 안타를 뽑아냈지만 11개의 안타를 쳐낸 LG에 5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패했다.

지난 9일 SSG전 역시 마찬가지다. 타선은 2회에만 6점을 올리며 7회까지 9대5로 앞서갔지만 계속된 실점으로 동점까지 추격당했고 연장승부 끝에 10회 3점을 허용하면서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믿을맨이었던 오승환 마저 1⅓이닝 1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선수 기용과 투수 교체 등 경기 운영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플레이가 자주 나왔다. 주전이 빠진 공백에 놓인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뛰지만 익숙하지않은 자리에 실책도 자주 나온다.

삼성은 10일 코치진을 전면 교체했다. 1군 투수 코치 황두성·권오원 코치를 비롯해 이정식 배터리 코치, 조동찬 수비 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2군 정현욱·권오준, 채상병, 손주인 코치를 각 자리로 불러들였다. 분위기 쇄신이 목적이지만 제대로 손발을 맞춰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해보인다.

오는 14일 올스타브레이크기간을 앞두고 전반기가 마무리된다. 삼성은 12일부터 수원으로 원정을 떠나 kt와 3연전을 치른다. 상대전적은 3승5패로 삼성이 열세다. 다만 이날 선발로 나서는 원태인이 지난 6월 29일 kt전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던 것이 희망적이다.

10일 삼성라이온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팬들이 응원타월을 받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10일 삼성라이온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팬들이 응원타월을 받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반등한 지 한 해만에 다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삼성의 답답한 모습에 팬들은 트럭시위를 벌이며 항의하고 나섰다. 연패에 빠졌음에도 주말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모두 2만7천여명의 팬들이 모여 팀을 응원했다.

아직 삼성팬들의 애정이 남아있기에 트럭시위도 또 직접 경기장을 찾아 목청껏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타를 치거나 삼진을 잡아내는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팬들은 삼성이 모든 팀에 승리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팀이 알아야 할 팬의 마음은 지더라도 적어도 납득이 될 만한 경기를 보고싶어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