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자 자진 사퇴…대통령실 "본인 뜻 존중"

입력 2022-07-10 17:31:34 수정 2022-07-10 21:25:22

"교직에만 매진"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송 후보자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앞서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됐고, 지난 8일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번 정부 들어 장관급 낙마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4번째다.

송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회)로,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도 합격한 '고시 3관왕' 이력을 가진 상법 분야 권위자다.

송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 학교에서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해 오신 분이어서 지금 상황에 큰 부담을 느꼈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본인의 뜻을 존중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검증 실패와 관련해 문제 제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거 같다는 질문엔 "본인이 사과했고 이후 그 사안으로 징계가 없었고 그것으로 일단락된 사건으로 봤기 때문에 지나갔던 것"이라며 "그 분이 일을 맡으면서 충분히 일해주길 바라는 게 저희 기대였다"고 답했다.

송 후보자는 지난 2014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 학생 100여명과의 저녁 자리에서 술에 취한 채 "넌 외모가 중상, 넌 중하, 넌 상"이라는 식으로 외모 품평을 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한 여학생에게는 "이효리 어디 갔다 왔느냐"며 "너 없어서 짠(건배) 못했잖아"라고 말했는가 하면 또 다른 여학생에겐 자리에 있던 한 남학생을 가리켜 "너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으냐"며 "나는 안기고 싶은데"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 간담회에서 "언론에 보도된 팩트는 대부분 맞다"며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그는 "만약 이 일이 커져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하면, 흔히 말하는 낙마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임명안을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인선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임명을 재가할 예정"이라며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 속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더 이상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7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됐지만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했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도 지난 8일 만료돼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것은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4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