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저가' 내건 마트 등장…초저가 경쟁 불붙나

입력 2022-07-04 15:48:49 수정 2022-07-04 18:43:44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온라인몰, 쿠팡 로켓배송보다 싸게"

이마트는 4일부터 40대 필수상품군을 선정해 대표 상품을 업계 최저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4일부터 40대 필수상품군을 선정해 대표 상품을 업계 최저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마트 제공

급기야 '업계 최저가'를 내건 마트도 등장했다. 소비자들이 6%에 달하는 부담스러운 물가 상승 탓에 한 번에 여러 가지 물품을 구매하는 마트 방문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정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한 면세 정책을 이용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다.

업계 최저가를 선언한 곳은 이마트다. 인터넷 검색으로 최저가만 사거나 부담 없이 소량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엔데믹 시대에 도래한 마트의 새로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4일부터 40대 필수상품군을 선정해 대표 상품을 업계 최저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 17개와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용품 16개다. 오는 14일부터는 2주 간격으로 구매 수요가 큰 상품 중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10대 상품을 선정해 업계 최저가로 판다.

날마다 필수상품군의 대표 상품 가격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온라인몰, 쿠팡 로켓배송과 비교해 최저가로 팔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면서 초저가로 팔겠다는 것인데,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 되면서 공격적인 할인 경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대형마트들은 정부가 물가 안정 차원에서 일부 품목에 붙는 세금을 면세하자 이를 이용해 대거 할인에 나섰다. 정부는 고물가 대응책으로 내년 말까지 김치·된장·고추장 등 가공식료품의 부가가치세 10%를 면세해주고, 수입산 돼지고기의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붙이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가공식료품의 일부 상품을 13일까지 최대 50% 할인하고 홈플러스는 6일까지 캐나다산 수입 돼지고기 가격을 최대 40% 낮췄다.

마트들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는 이유는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돼 소비자들이 마트 방문을 주저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북지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대구와 경북의 대형마트 판매액지수(2015=100)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4%, 6.3% 하락한 89.3와 83.3로 나타났다.

마트의 경쟁 상대가 늘어난 이유도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몰이 주 경쟁 상대였다면 최근엔 편의점과도 경쟁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마트처럼 초저가 PB상품을 내놓거나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신선식품을 선보이며 고물가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작년엔 처음으로 편의점 3사 매출(15.9%)이 대형마트(15.7%)를 추월하기도 했다.

마트 관계자는 "마트에 가야 신선식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기 위해 여러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