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준비 분주한 대구시·경북도의회…'원 구성' 관심 집중

입력 2022-06-30 17:06:14 수정 2022-06-30 21:35:49

의회 이끌 수장 누가?…대구시의회, 이재화·이만규·김재현 경합
경북도의회, 박성만·김희수·배한철 격돌
국힘 소속 일색인 시·도의회 한솥밥 단체장에 쓴소리할까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30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관계자들이 의원 명패를 점검하며 개원준비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30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관계자들이 의원 명패를 점검하며 개원준비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도의회 청사 전경
경북도의회 청사 전경
대구시의회 청사. 매일신문DB
대구시의회 청사. 매일신문DB

개원을 앞둔 대구경북(TK) 시·도의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경북도의회와 대구시의회는 4일부터 첫 임시회를 통해 4년 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성공적인 임기를 위해선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들이 상대해야 할 집행부 수장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정치판의 베테랑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이기 때문이다. 임기 첫 날부터 진행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원 구성부터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 의회 원 구성 코앞… 분위기는?

경북도의회와 대구시의회는 회기 첫 날인 4일 전반기 의장 선출에 돌입한다. 전반기 의장의 임기는 차기 총선이 열릴 2024년까지인 만큼 이들의 역할은 결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구시의회 의장 자리를 둔 경쟁은 3선의 이재화(서구2) 시의원과 재선 이만규(중구2)·김대현(서구1) 시의원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특히 의장단 선출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도 갈리게 되는 대구시의회 특성상 의장 선거에 쏟아지는 시의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처음엔 이번 시의회 최다선인 이재화 시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징검다리 3선'의 4년 공백을 실감하며 좀처럼 지지세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사이 재선 시의원 두 명이 양강을 구성하며 대치에 들어간 상황이다.만약 실제 투표에서 두 사람의 지지세가 엇비슷하다면 이재화 시의원을 지지한 시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육정미 시의원의 표심이 마지막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대구시의회는 과반 득표자를 우선으로 의장을 뽑는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진행하고, 다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경북도의회 의장단 선거 역시 여러 변수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절대 다수를 차지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이 내부 경선을 치른 뒤 여기서 내정된 후보가 본 투표까지 당선될 것이 유력한데, 내부 경선이 안갯속이어서다.

현재 의장직에는 5선의 박성만(영주) 도의원과 4선의 김희수(포항)·배한철(경산) 도의원 등 3명이 도전하고, 부의장 후보로는 3선 박영서(문경)·박용선(포항)·최병준(경주) 도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포항 출신 2명이 의장과 부의장에 각각 도전하면서 포항 도의원들의 표심이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경북도의회는 암묵적으로 같은 지역에서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선출하는 일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사실상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됐고, 각자 타 지역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어서 투표함이 열릴 때까지는 유불리를 장담하기조차 어렵다는 게 도의원들의 설명이다.

상임위원회 역시 상당수는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재선 도의원만 17명에 이르는 가운데 상임위는 7개에 불과한 탓에 전·후반기 조율이 되지 않으면 추대가 아닌 선거로 결론을 내야 하는 분위기다

◆ '빨강 일색' 견제 실종 우려도

지역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일색'으로 구성된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역시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을 배출한 집행부 대구시·경북도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대구시의회는 32석 중 31석, 경북도의회는 61석 중 56석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면서 의장단과 상임위, 특위 등 거의 모든 의결기관의 장을 국민의힘이 독차지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직전 임기 시·도의회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대구시의회는 사상 최초로 5명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입성했고, 경북도의회에도 민주당 출신 9명이 당선되며 교섭단체를 구성해 정당 정치의 격을 갖췄었다.

9일 대구시의회에서 직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대구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를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9일 대구시의회에서 직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대구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를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하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정당 정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경북도의회에 각각 비례대표 1명과 2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경북도의회에는 무소속 도의원 3명이 있지만, 선거를 위해 잠시 국민의힘을 탈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복당이 예상된다.

같은 당 소속인데다 압도적인 정치 경력을 자랑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상대로 이들이 보여줄 모습에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지사는 기존에 보여준 모습대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홍 시장은 벌써부터 행정사무감사 정도를 제외하곤 시의회를 거의 찾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가 돈다"며 "시·도의원들이 당리당략보다는 의원의 책무를 되새겨야 하고, 시장과 도지사도 지방의회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