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국 신설 공식화…"중립성 훼손" 경찰 반발도 극에 달해

입력 2022-06-27 15:54:00 수정 2022-06-27 21:55:43

이상민 행안부 장관 27일 직접 기자회견 열고 PPT 발표까지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 반대 성명…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릴레이 시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경찰제도 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행안부의 입장 및 향후 추진계획 등을 밝힌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 관련 조직 신설을 공식화했다. 헌법 정신을 강조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다고 비판했고 경찰은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장 지휘 규칙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찰제도 개선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제도개선 자문위 권고안에 적극 공감한다"며 행안부 장관이 치안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더라도 경찰청 업무를 지휘, 감독할 책임과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가 경찰을 직접 지휘해온 관행을 비판한 이 장관은 "30년간 경찰 조직이 변하지 않은 이유는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라며 "헌법 정신에 맞게 하나하나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 나오는 중립성·독립성 훼손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 PPT 자료를 준비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장관은 "모든 경찰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고 이는 경찰 업무조직 여부와는 무관하다"며 "지금과 같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되 이를 적절히 지휘, 감독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조직을 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민정수석과 치안비서관을 폐지해 대통령실이 경찰을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장관이 공식적으로 경찰을 지휘, 감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공식화되자 경찰의 반발도 극에 달했다. 더욱이 김창룡 경찰청장이 임기 26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찰 내부는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날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는 (김 청장 사의 표명이) 늦은 감이 있다. 지금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하는 글들까지 잇따랐다.

전국 각지의 경찰 직장협의회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성명을 내고 경찰서마다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대구 11개 경찰직장협의회 대표단도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5일 동안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다. 이들은 "권력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경찰이 되고 싶다"며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들을 '전국현장 경찰관 일동'이라고 밝힌 경찰관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들은 "경찰 견제가 필요하다면 국가 경찰위원회 실질화 등 민주적인 통제 방법을 강구하고, 경찰청장을 장관으로 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하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