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제자리걸음' 협상…법사위 양보 조건 사개특위 두고 충돌

입력 2022-06-26 16:23:42 수정 2022-06-26 20:16:19

여야간 원구성 합의 불발로 국회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국회 로텐더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간 원구성 합의 불발로 국회 공백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국회 로텐더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당초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넘기겠다고 밝혔지만, 조건으로 내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국민의힘이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원구성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해 "국회 정상화의 책임을 져야 할 집권당의 원대대표가 야당의 워크숍에서 대다수 의원들이 협의해서 낸 제안을 한 시간도 안 돼서 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를 양보하는 대신 사개특위 구성을 제안하자, 권 원내대표는 즉각 "이미 검수완박 관련 사법개혁특위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비토, 거부를 당한 사안"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우 위원장은 "국회 정상화의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야당이 일부 양보 의사를 피력했는데 여당이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안 하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발로 걷어찼다. 도대체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개특위 구성 제안을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개특위 참여와 관련해 "절대 받을 수 없는 입장은 불변한다"며 "우리가 검수완박에 대해 반대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까지 제기했는데 그 부산물인 사개특위를 어떻게 받느냐"고 반문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영주영양봉화울진)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사개특위 참여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에 동의하라'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며 "다시 한 번 밝히지만 하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는 양보가 아니라 1년 전 약속을 이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여야 원구성 협상의 뇌관이 법사위 양보에서 사개특위 구성으로 옮겨가며 새 국면을 맞고 있지만,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강경파에서도 원구성 협상안에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