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6월 하락 폭 1~2위 '불명예'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아
경기 침체 우려에 전 세계 증시가 대체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한국 증시의 하락 폭이 가파르다. 한 달간 10% 이상 떨어지면서, 코스닥과 코스피 하락률은 글로벌 주식시장 대표 지수 중 1, 2위에 등극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기업의 수출 둔화,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이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한국 증시에 드리운 비관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200포인트 이상 떨어진 2,100로 제시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 893.36에서 최근 거래일인 이달 24일 750.30으로 16.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내렸다. 전 세계 대표 주가지수 40개 중 하락률 1위(코스닥)와 2위(코스피)가 한국 증시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를 이끄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5.33%), 다우지수(-4.51%), 나스닥지수(-3.92%)가 낙폭을 좁힌 상황과는 대조되는 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의 지수 흐름을 주도하는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시장 전체에 타격을 줬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반도체 업계의 업황이 좋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터지면서, 반도체 지수는 6월 들어서만 19.57% 하락했다. 철강(-18.99%), 건설(-17.21%), 경기소비재(-14.95%)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아시아 주변국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낙폭은 더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5.13%, 9.25%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도 1.42% 상승했으며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89% 하락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도 긴축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까닭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체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이유는 수출 둔화, 원화 약세와 한미 금리 역전 우려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반대매매 출회 등이 거론된다. 한국 수출은 6월 들어 20일까지 1년 전보다 3.4% 감소했다. 아울러 무역적자 지속으로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 규모가 반기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는 기업 실적과 주가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특히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가능성에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하는 재료로 언급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5조3천76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또 주가 급락으로 외국인 차액결제거래(CFD)와 개인 신용거래 등에 대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수급 변수인 신용 매매, CFD, 주식담보대출의 반대매매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외국인 선물 매매 패턴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 탓에 주가가 추가적으로 떨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 물량도 대거 나왔다.
하반기에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저물고 있다. NH투자·삼성·KB·하나금융·메리츠·키움·다올투자 등 증권사들은 코스피 하단 전망치를 2,100까지 하향 조정했다. 원화 가치 하락 여파로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회수 현상과 투자심리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4일 기준 16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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