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보내도 되나…" 대구 화재 참사 희생자 눈물의 발인

입력 2022-06-12 10:08:20 수정 2022-06-12 13:52:47

12일 오전 7시부터 5명 희생자 발인, 1명은 지난 11일 발인 진행
유족들 관 끌어안고 오열, "못 보낸다"며 한참을 붙잡고 있기도
합동분향소 13일까지 운영, 오후 6시 합동 영결식 진행 예정

12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발인식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희생자들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발인식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희생자들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 동생 못 보낸다…"

6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아 간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변호사 사무실 방화 화재 사건의 희생자 발인이 엄수됐다.

12일 오전 7시쯤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지난 11일 6명의 희생자 중 30대 여성으로 알려진 A씨에 대한 발인이 진행된 데 이어 이날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나머지 5명 희생자 발인이 이어졌다.

첫 발인인 여성 피해자 B씨의 관이 운구차량에 오르자 유족들은 오열하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고인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딸에게 "행복하라"는 말을 건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이어진 남은 희생자의 발인에서도 유족과 지인들은 소리를 지르며 울거나 땅에 주저앉기도 했다. 고인의 친구들이 "진짜 착한 천사를 먼저 데려가네. 억울해서 어떡하나"며 소리를 지르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변호사로 알려진 C씨와 그의 사촌형제로 알려진 D씨의 발인이 동시에 진행되자 가족은 한참을 관을 끌어안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보내줘야 한다"는 직원의 만류에도 쉽게 관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지인들이 유족을 달래고 나서야 운구차량이 떠났고 차가 떠난 뒤에도 남은 이들은 울면서 자리를 뜨지 못했다.

남은 자리에서 지인들은 "정말 너무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운구차량은 모두 수성구 고모동에 있는 명복공원으로 이동했다.

화재 사건의 방화 용의자가 당초 앙심을 품고 해를 끼치고자 한 E변호사도 이날 현장을 찾았다. 지난 9일 방화 용의자는 과거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소송 당시 반대측 변호사였던 E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E변호사는 "유족과는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변호사회와 협의해 유족에게 위로를 드리는게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무거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변호사회는 13일 오후 6시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합동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결식에서 대구지방변호사협회와 대구시, 수성구청 직원들이 모여 추도문을 읽기로 했다.

이석화 대구변호사협회 회장은 "주말로 조문을 못 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분향소 운영을 월요일까지로 연장했다. 유가족을 위한 모금은 대구변협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교육청, 시청, 구청,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모금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달 말까지 모금해서 유족에게 전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