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서 논문 발표…연평균 공시생 23만7천명 달해
대구경북 공시생 비율 24.5%로 전국 평균 20.5%보다 높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졸 청년 중 84%가 낙방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영남과 호남 지역 공시생 비율이 높았다.
12일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이 발표한 '공무원 시험 실패의 중단기 노동시장 성과' 논문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하 공시생)은 2015년 21만8천명에서 지난해 27만9천명으로 6년 사이 6만1천명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공시생은 23만7천명으로,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33.7%였다.
박 위원은 이 같은 공무원 시험 열풍이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인재까지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은 큰 문제"라며 "시험 준비를 위해 장기간 비경제 활동 인구 상태로 있으면 국가적 생산·소비 측면에서 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을 토대로 대졸 청년 3천135명을 표본으로 공시생들의 특성을 분석했다.
3천135명 중 공시생은 20.5%(643명)이다. 시험 종류별로는 고시 107명, 7급 131명, 9급 520명(이상 중복 포함)이다. 643명 중 합격자는 16.0%(103명)에 불과했다. 공시생 84%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대학 소재지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호남·영남 대학 출신의 공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에 있는 대학 출신의 공시생 비율은 25.2%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은 24.5%, 부산·울산·경남은 23.2%로 비슷했다. 반면 서울은 9.4%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에는 다른 일자리 기회가 많고 서열이 높은 대학이 있어 취업의 문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고시 준비생들은 시험공부를 그만두더라도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7급이나 9급보다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시는 상대적으로 서열이 높은 대학을 나왔거나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이 주로 준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박 위원은 전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 실패는 일자리 질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졸업 3년 차를 기준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시간당 임금은 공무원 시험을 본 적 없는 사람보다 5.6% 적지만, 졸업 5년 차에는 차이가 12.1%로 커졌다.
박 위원은 "일자리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노동시장 구조상 좋은 일자리부터 인재가 채워진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그만큼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졸자의 20% 안팎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공시 열풍을 억제하고 중도 포기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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