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무기한·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산업의 동맥인 물류 기능이 마비됐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을 안전운임제 유지와 대상 확대, 운송료 인상 등을 위한 결기라고 주장한다. 안타깝게도 화물연대가 내세운 요구 조건은 난제다. 화물연대의 요구가 전면 수용되면 물가 연쇄 인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설상가상 우리 경제는 물가, 환율, 금리가 동시에 뛰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회복세에 복합 경제위기라는 시점이 달갑지 않은 것이다.
물류는 국가 기간시설에 준한다. 파업에 산업 근간이 흔들린다.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고, 철강업체의 제품 출하에도 차질이 생긴다. 특히 시멘트 출하 중단은 건설업계에 직격타가 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하루 물동량 약 4만9천t 가운데 약 2만t의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멘트 유통 기지 등을 막아선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다. 비노조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 역시 불법행위다.
물론 화물연대의 요구도 일정 부분 수용될 여지가 있다. 2020년부터 3년 한시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운송업계에서 최저임금에 비유된다. 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貨主)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제도가 사라지면 과적, 과속, 과로 등 위험한 상황을 정부가 방조하게 되는 셈이 된다. 고속도로의 대형 화물차가 자칫 흉기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운임제의 탄력 있는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최선의 해결책은 대화와 협상이다. 화물연대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수준이 아닌 만큼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화 창구를 열어 둬야 한다. 화물연대도 물리적 실력 행사 등 불·탈법을 고집해선 곤란하다. 특히 물류가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 모두가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는 힘든 시기다. 여론마저 등을 돌리면 대책이 없다. 협상 가능 수준에서 요구 사항을 조율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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