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는 尹 정부에 힘 실었다… ‘대선 연장전’ 국민의힘 압승

입력 2022-06-02 02:10:25 수정 2022-06-02 11:03:41

"정권 안정·지역 발전" 시도민 몰표로 민주 심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경북도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홍준표(가운데)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왼쪽) 경북도지사 후보, 이인선(오른쪽)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본 후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경북도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홍준표(가운데)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왼쪽) 경북도지사 후보, 이인선(오른쪽)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본 후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1일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

특히 TK에서는 대구시장·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까지 당선자를 대거 배출하며 '보수 텃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대선과 석 달 간격으로 치러지면서 '연장전'이라고까지 불린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 확보에 한층 힘을 실어줬다.

반면 지난 2018년 TK에서 첫 기초단체장(장세용 구미시장)과 다수의 지방의원 당선자들을 배출하며 대약진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참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가뜩이나 불리한 TK에서 선거 기간 내내 지리멸렬했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대구의 '정치 시계'를 과거로 돌리지 않으려면 강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대선 연장전' 드러난 TK 표심

애초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출된 제20대 대선의 '연장전' 격으로 평가받았다. 대선을 치른 지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였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안철수·이재명 의원 등 당시의 주자들도 재차 출마했기 때문이다.

정치 공학적으로도 새 정부에 대한 '안정론'과 '견제론'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여전히 국회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선 지방권력을 장악해야 한다는 게 '정권교체의 완성'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국민의힘의 논리였다. 반대로 민주당은 '균형'을 앞세워 최소한의 견제를 호소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TK 유권자들의 선택은 '안정'이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20일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는 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TK에서 국민의힘에 유독 높은 지지를 보낸 데는 오랜 기간 침체된 지역 경제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압도적 지지로 윤 대통령을 당선시키며 '일등공신'이 된 만큼 그와 보조를 맞춰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TK의 절대적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전달했다. 지지를 잊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꼭 필요했고, TK 시도민들이 그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위축된 민주진영… 돌파구는 없나

반면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선거에서도 참패한 데 이어 TK에서는 큰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일단 단체장부터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서재헌 대구시장·임미애 경북도지사 후보는 더블 스코어를 넘는 큰 표차로 국민의힘 홍준표·이철우 당선인에 패했다. 4년 전 첫 당선자를 냈던 기초단체정에서도 현직인 장세용 구미시장은 물론, 출마 후보들이 모두 무기력하게 퇴장하는 수모를 맛봤다.

애초 후보 공천부터 문제였다는 평이다. 인물난을 겪으며 대부분 지역에 단체장 후보를 내지 못했다. 후보를 공천한 곳은 대구 4곳, 경북 8명이 끝이었다. 광역의원 후보도 거의 내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에 무려 40곳의 무투표 당선 지역을 내줬다.

또 청년과 여성 우선 공천에 매달리다 4년 전 대거 당선된 뒤 꾸준히 지역 기반을 다져온 현직 지방의원들을 대거 컷오프하는 우를 범했다. 이 때문에 무소속 출마자들이 속출하며 그나마 있던 결집력마저 상실했다. '원팀'이 이뤄지지 못한 채 간판급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홍의락 전 의원이 빠진 채 반쪽짜리 출정식을 하기도 했다.

4년 전의 대성공에서 다시 과거의 침체로 돌아간 현 상황을 뒤집으려면 민주당이 TK 시·도당을 넘어 중앙당 차원에서의 강도 높은 변혁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한 TK 후보자는 "중앙당에서는 TK에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고, 시·도당에서는 계속 갈등만 만든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4년 전의 성공은커녕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