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회 가까운 독도연주회 눈길 "내 공연의 주제는 언제나 독도"
매년 5월 말부터 5개월 공연…10월31일 이면 3040회, 7월엔 3년 만에 독도서 열어
구암산전투 추모제도 준비중
매년 5월 말부터 포항 영일대 앞 바다에서는 저녁 어스름무렵 잔잔한 음악이 울려퍼진다.
주로 색소폰 소리가 앞서지만 기타며 드럼, 때로는 팬파이프까지 다채로운 앙상블이다.
10월 말까지 160일 간 이어지는 작은 음악회는 매번 계절이나 시간 등에 따라 소제목이 바뀐다. 예를 들어 마지막 공연은 시간을 고려해 '시월의 마지막 밤 그 축제'라고 붙이는 식이다.
다만, 어느 연주회건 가장 큰 제목은 '독도사랑'으로 똑같다. 공연의 테마는 언제나 독도로 시작해서 독도로 끝난다.
한국생활음악협회 포항지부의 '독도사랑 콘서트'는 이렇게 19년째 포항에서 독도까지 이어지는 바다 위를 아름다운 음률로 물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연주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는데 어느덧 이만큼 왔네요. 이제는 싫어도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몸을 뺄 수가 없네요(웃음)"
한국생활음악협회 포항지부장이자 색소폰 연주가인 대니김(61)씨는 독도사랑 콘서트를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라 말한다.
그가 처음 영일대해수욕장 광장에서 공연을 기획한 것은 2004년. 지역에 버스킹이란 단어조차 낯설 때였다.
당시 길거리 정비사업으로 영일대해수욕장 주변 무허가 포장마차들이 모두 철거되면서 오히려 을씨년스러워진 저녁 밤 바다의 분위기를 어떻게든 살려보려한 작정이었다.
첫 해 공연에서 대니김씨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한 관객을 만났다. 울릉도로 신혼여행을 떠나려다 기상악화에 발이 묶인 한 다문화 커플이다.
신청곡도 받고 밤새도록 이 커플과 함께 즉석 결혼 피로연을 열며 그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다문화 가족도 일생의 한 번 뿐인 신혼여행을 독도를 보고자 떠나는데 나는 뭐하나 싶었어요. 그래서 공연의 테마를 독도로 삼아보자 생각했죠"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시작된 공연은 이후 환호해맞이공원 등으로 장소를 옮겨갔지만, 정작 독도 땅에서 연주가 성사된 것은 2010년에 들어서다.
수천회의 독도 관련 무료공연을 해온 것이 인정을 받아 국가보훈처 산하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와 함께 울릉도와 독도에서 공연을 펼치게 됐다.
올해에도 오는 7월 7일에 울릉도에 입도한 후 독도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 여파로 독도를 들어가지 못했기에 이번 공연이 큰 기대가 되요. 미약한 힘이지만, 우리의 노력이 조금이나마 독도 홍보의 장이 됐으면 좋겠네요"
대니김씨와 한국생활음악협회원들의 독도사랑 콘서트는 오는 10월 31일 한 해 마지막 공연이면 어느덧 3천40회를 맞이한다.
장장 19년을 이어온 공연을 앞두고 대니김씨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6.25 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치뤄졌던 구암산전투(포항시 북구 죽장면)의 잊혀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죽장 무명용사 추모예술제(가칭)'이 그 것이다.
"숨이 달리는 한 계속 연주를 할까 합니다. 그리고 독도와 포항 등 지역의 자긍심을 연주에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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