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체온 높은 반려견…1, 2도만 높아져도 생명 위험
반려동물 건강과 행동 상담 Q&A
박순석의 '반려동물 행동/건강 Q&A'는 인간과 동물과의 행복한 공존을 소망합니다.
◆개는 더위에 취약하다. 반려견의 '고체온증'(hyperthermia, 열사병)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지나가고 30도를 웃도는 여름 무더위가 찾아왔다. 날씨가 더워지면 사람이나 반려견에게는 으레 찾아오는 불청객이 열사병과 고체온증이다. 반려견은 더위에 치명적으로 약해 여름에 고체온증으로 헐떡이는 증상이 멈추지 않아 긴급히 병원에 오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고체온증은 대기 온도가 높은 여름철, 환기가 안되는 밀폐된 실내 공간에 남겨진 개, 햋볕이나 고온에 장시간 노출된 반려견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일단 체온이 상승하면 개는 헉헉거리는 빠른 호흡과 불안감으로 인해 과흥분하기 마련이며 그럴수록 고체온증이 촉발된다. 탈수, 전해질불균형, 고혈압, 순환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다행히 고체온증이 회복되더라도 후유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 반려견이 고체온증에 잘 걸리는 이유는?
개의 정상 체온은 38.5도다. 사람보다 체온이 2도 정도 높다. 야생의 개가 어지간한 상처도 잘 낫고 상한 음식물도 잘 소화하고 추위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이유다. 그 반면에 개는 더위에는 취약한 동물이다.
대기 온도가 높은 여름철, 환기가 안되는 밀폐된 공간에 남겨질 경우 또는 햇볕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개는 체온이 상승하며 헉헉거리는 빠른호흡이 수반된다. 과호흡이 지속될 수록 개는 불안해지며 탈수와 흥분 상태는 고체온증을 부채질 한다. 잘 흥분하는 개, 단두종, 비만이나 과체중인 개, 노령견, 만성질환자견에게서 고체온증이 발생하기 쉽다.
여름철 부적절한 산책이 고체온증을 유발시킨다. 햇볕에 달구어진 도심지 포장 도로는 해가 져도 한동안 뜨겁다. 지면이 가까운 소형 반려견일수록 체감 온도가 높다.
여름철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 내버려진 반려견도 위험하다. 반려인이 상주하지 않는 낮 시간대 실내온도 상승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려인의 보살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반려견의 특성 상 반려인의 무관심이 고체온증을 자주 유발시키는 근본 이유다.

◆반려견에게 고체온증이 무서운 이유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체온이 40도에 육박하면 주요 장기는 손상되기 시작하며 심혈순환계에 악영향을 끼치며 불과 10~20분 사이에 의식을 잃는 열사병으로 악화될수 있다. 응급 조치가 긴박하게 취해지지 않으면 생명을 잃거나 다행히 살아남더라도 뇌와 각 장기들이 손상되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사람의 정상체온은 36.5도다. 반려견의 정상 체온은 38.5 도 정도이다. 불과 체온보다 1~2도 만 높아져도 고체온증에 해당하며 열사병으로 악화되기도 하지만, 설령 두드러진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고체온증 상황이 누적되면 신부전, 심장질환, 폐질환 등의 만성 질병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반려견에게 고체온증이 발생하는 상황은?
1. 묶여진 개 : 햇볕을 피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일사병이 자주발생한다. 특히 시멘트 바닥인 옥상이나 공장지대에 묶여진 개가 매우 매우 위험하다.
2. 방에 홀로 남겨진 개 : 환기가 안되는 방에 홀로 남겨진 개는 위험하다. 실내 온도가 27도 이상인 경우 충분한 환기와 냉방을 고려해야 한다.
3. 자동차 열사병: 기온이 25도 쾌적한 날씨에도 햇볕에 노출된 자동차 실내 온도는 급속히 상승한다. 불과 20여분 만에도 차량 실내는 40도 이상에 도달하며 남겨진 개는 급성 열사병으로 사망할수도 있다. 자동차에 어린이와 반려견을 혼자 두는 것은 학대나 진배없다.
4. 신부전 또는 심장병 환자: 혈액순환 대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환자견은 더위에 더 더욱 취약하다. 낮시간 산책이나 여름철 실내 냉방 조치가 부족하면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5. 노령견: 신체 항상성 유지가 어려운 노령견도 더위에 취약하다.
6. 비만견: 비만 할수록 과호흡이 빈발한다. 약한 더위에도 급속히 고체온증으로 악화되기 쉽다.
7. 단두종: 코가 납작하고 살찐 체구의 프렌치불독, 페키니즈, 시츄 등은 코로 숨 쉬기가 어렵고 연구개노장(입천장 뒤쪽 말랑한 부분을 연구개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길게 늘어져 기도를 막고 있는 상태로 숨을 쉴때마다 연구개와 기도 사이에 진동이 생겨 숨소리가 드르릉 드르릉 거리는 상태)이 진행되면 호흡을 통한 체온조절도 어려워진다. 평상시 비만과 연구개노장에 대한 검진이 필요하다.

◆ 고체온증에 걸린 반려견을 위한 응급처치
1. 개를 그늘진 곳으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2. 물 급여: 얼음물이나 찬물을 개의 혀에 적셔준다. 개가 물을 삼키려 한다면 소량씩 나누어 급여한다. 강제 급여는 오련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한다.
3. 냉수건 감싸기: 가슴과 얼굴 부위는 피하도록 한다. 급속히 체열이 떨어지며 심장마비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4. 얼음물 적시기: 고체온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엉덩이와 사지 부위에 얼음물을 적신다. 소형견의 경우 반대로 저체온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적정체온을 수시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5. 동물병원 이송: 응급 조치와 동시에 동물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체온이 정상화되고 의식이 정상화 되었더라도 이미 고체온으로 인해 장기의 손상이 심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체온증 치료와 후유증 예방
동물병원에서는 고체온증으로 내원한 환자견을 위해 다음과 같은 치료와 검사들이 진행된다.
1. 고체온증/열사병에 대한 응급 치료, 수액공급, 산소집중치료
2. X-ray 검사를 통한 심부전, 폐충혈, 기관지허탈 등의 순환기 기능 평가
3. 혈액 검사를 통한 장기 기능 평가
집중적인 입원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하더라도 식욕부진, 불안, 무기력, 과호흡 등의 증상이 관찰된다면 수의사와 상담하고 CT와 MRI 검사를 필요로 할 수 있다. 뇌출혈과 심장질환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40도 이상의 고열과 고혈압, 탈수증은 신체 장기 중에서도 뇌, 폐, 심장, 신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후유증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름철 반려견 열사병 예방을 위한 꿀팁!
1. 여름철 반려견 산책 시 얼음물, 쿨스카프, 아이스조끼, 쿨매트는 필수아이템이다.
2. 여름철 산책 시 고체온증이 의심될 경우 쿨스카프나 수건에 얼음물을 적셔 엉덩이 주변을 덮어준다.
3. 여름철 단두종, 비만견, 평상시 열이 많은 반려견은 산책 시 아이스쿨조끼가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여름철 노령견, 신부전,심장병 환자는 유모차를 동반하여 산책하고 필요하다면 쿨매트를 깔아둔다.
5. 여름철 차량 이동 시에는 이동 켄넬을 이용하고 바닥에 쿨매트를 깔아준다.
6. 여름철 홀로 남겨진 반려견을 위해 가족들이 외출하는 시간대에 실내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미리 체크해 둔다. 실내 온도가 27도 이상에 도달하면 냉방을 예약해두거나, 출근 전 쿨매트를 비치해 둔다.
박순석원장
서울시 동물보호위원
(사)한국동물보호표준협회 고문
(사)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이사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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