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6·1 지방선거 열기로 뜨겁지만 대구경북 광역의회 의원 선거는 뜨뜻미지근하다. 대구시의회 지역구 29곳 중 20곳, 경북도의회 지역구 55곳 중 17곳이 국민의힘 후보 단독 출마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2명 이상의 후보가 맞붙는 지역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선거 열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무투표 당선이 속출한 가장 큰 책임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만큼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내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유권자들도 책임이 크다. 인물은 보지 않고 정당만 보고 투표하거나, 중앙 정치의 분위기에 편승해 투표해 왔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본선 없이 당선되거나, 당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견제와 균형은 물론이고, 시도민들의 의사 반영도 그만큼 미흡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권자들이 각 후보에 대해 속속들이 알기 힘들어 소속 정당에 대한 평가로 후보를 평가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오직 정당만 본다면 지방자치의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권자들이 정당만 보고 투표할 경우 지방선거에 도전하려는 후보들은 지역 주민보다는 정당의 공천권자 눈치만 살피게 된다. 기우가 아니라 대구경북에서 나타나는 현실이다.
한국 정치는 '정당정치'를 근간으로 한다. 정당이 실권을 쥐고,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주권자는 어디까지나 국민이다. 정당이 사실상 당선인을 결정하고, 국민이 '투표'로 추인하는 형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이 더 주인다워야 한다. 정당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후보자 개인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역 의원이라면 의정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해 왔는지, 정치 신인이라면 지역사회에 어떤 헌신을 해 왔고 어떤 자격을 갖췄는지 뚫어지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지방 정치 권력이 국민을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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