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확실' 대구경북 지방의원 '비례 1번'은 누가 받았을까?

국민의힘, 소수자·여성 배려… 대구는 여성만 3명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2일 앞둔 10일 오후 대구선거관리위원회에 D-DAY 알림판이 설치돼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후보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가운데, 지방의원 '비례대표 1번'의 주인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대구경북 기반이 약한 민주당에서도 지방의원 비례 1번은 사실상 당선이 확실한 자리여서다.

일단 광역·기초의원을 막론하고 각 정당의 비례 1번은 모두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10일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구시당·경북도당에 따르면, 지방의원 비례대표 명부 홀수 자리에는 반드시 여성을 추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양당의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 1번은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김정옥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총괄본부장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에선 보수정당 특성 상 다소 취약할 수 있는 노동계·소수자·여성에 대한 배려를 우선해 공천한 경향이 뚜렷하다. 일단 대구시의원 비례 1번부터 한국노총에서 20여년 간 근무해온 노동 전문가 출신 김정옥(59) 한국노총 대구본부 총괄본부장을 낙점했다.

또 남성을 공천할 수도 있는 비례대표 2번에도 박종필(58) 시당 여성위원장을, 3번에도 국민의당 출신 홍다희(63) 전국학교폭력피해자인권단체 대표를 공천하는 등 비례대표 세 자리를 모두 여성으로 채웠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노동계 대표 인사를 비례 1번으로 정하면서 각계각층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공관위에서 이견 없이 결정됐다"며 "지난 대선 때 한국노총 대구본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당은 당직자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 도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황명강(64) 도당 여성위원장을, 2번으로는 박선하(63) 경북지체장애인협회장을 공천했다.

황명강 국민의힘 경북도당 여성위원장

황 위원장은 장기간 당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경북 경주 한옥호텔 '경주춘추관' 대표인데, 이곳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주를 방문했을 때 묵고 간 숙소이기도 했다. 박 협회장은 장애인 당사자로 1980년부터 인권운동을 해온 전문가라는 점이 고려됐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3번과 4번에도 도당 대변인 출신을 공천했다. 5년 전 당이 탄핵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꿋꿋이 당에 기여해준 분들과 당직자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했고, 처음 시도된 기초자격평가(PPAT) 점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 기여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보였다. 지역이 험지인 만큼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도 여의치 않은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 활동을 이어온 이들에게 일종의 보상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육정미 민주당 수성구의원

대구시의원 비례 1번으로는 육정미(57) 대구 수성구의원을 공천했다. 시당 여성위원장을 맡았고, '민들레 봉사단'을 꾸려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면서 일찌감치 '시의원 비례 1순위'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인물이다.

경북도의원 비례 1번으로는 김경숙(48) 경북도당 직능위원장을 공천했다. 경북 문경에서 호서남초등학교 학부모회장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문경지회 부회장, 민화협 통일공감포럼 경북협의회 교육국장 등 풀뿌리 생활 정치에 잔뼈가 굵다는 평이다.

한편,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은 기초의원 비례대표 46명을 포함한 이번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경북도당이 도의원 후보 14명, 시·군의원 후보 63명을 공천했으며 대구시당은 공천 갈등을 빚은 끝에 조만간 상무위에서 변경된 공천안을 확정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