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타는 목마름으로' 독재 저항 시인 김지하 별세

입력 2022-05-08 18:11:04 수정 2022-05-08 20:44:52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연합뉴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본명 김명일)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 생활을 한 끝에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토지문화재단 관계자가 이날 전했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함께 살고 있던 둘째 아들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내외가 함께 임종을 지켰다"며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119를 불렀지만, 결국 별세하셨다"고 말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사진은 지난 1988년 9월 1일 서울 여의도 백인회관에서 열린 88서울민족문학 페스티발에서 세계문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6년 서울대 미학과를 나와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유신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민족문학 진영의 대표 문인으로 주목받았다.

1970년 풍자시 '오적'으로 구속되는 필화를 겪고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80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1980년대 이후 후천개벽의 생명사상을 정립하는 데 몰두했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상상력으로 많은 시를 쏟아냈다.

1991년 명지대 학새이었던 강경대 열사가 경찰에 맞아 숨지고 이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이 잇따르자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칼럼을 기고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인이 진보 진영에서는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은 결정적인 사건으로 이후 10년 뒤 '실천문학' 여름호 대담에서 해당 칼럼과 관련해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가 하면, 진보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대표작은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애린' 등의 시집과 산문집 '생명', '율려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2018년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마지막으로 절필 선언을 했다.

고인은 노벨문학상·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여러차례 언급된 바 있다. 수상으로는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과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과 브루노 크라이스키상, 만해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