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어디에…'대선후보 존재감이 있지' VS '분당갑은 험지' 민주당 '시끌'

입력 2022-05-05 18:15:06 수정 2022-05-05 21:54:54

이재명 더물어민주당 상임고문(전 민주당 대선 후보)이 지난 대선운동 당시 인천 계양구 계산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물어민주당 상임고문(전 민주당 대선 후보)이 지난 대선운동 당시 인천 계양구 계산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출마 관련 당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 7곳 중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분당갑, 경남 창원의창에 대한 공천을 논의한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이 고문의 공천 여부가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에 이 고문의 차출설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동시에 이 고문 측근 의원들을 비롯한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해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친이계 출마 반대

당장 친이명계에서부터 반대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고문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은 5일 MBC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는 등판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대선에서 패배한 지 두 달밖에 안 지난 시점이어서 등판 시기가 너무 빠르다"고 했다.

이어 "대선 패배에 대해서 성숙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은 조금 더 숙고의 시간,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겠다"며 이 고문의 계양을 출마에 반대 입장을 냈다.

이 고문의 지난 대선 득표율 역시 상당했기에 여전히 차기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명분이 적고, 당선돼도 전국구 스타에서 일개 지역구 의원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친명계 인사는 "너무 서둘렀다가 당내 반발을 사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나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고문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고문과 측근들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사는 "두 달 전에 당의 모든 자원을 다 동원해 이 고문이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 당이 어려워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냥 외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오른쪽)과 박찬대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오른쪽)과 박찬대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갑은 험지…계양을로 쉽게 가자

그간 당내에서는 이 고문의 출마 지역으로 계양을과 분당갑이 모두 거론됐지만 계양을 공천으로 총의가 모이는 모습이다. 인천 지역 선거 판세가 불리한 데다 험지인 분당갑보다는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이 이 고문에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이유다.

민주당 인천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이재명 차출론도 확산하고 있다. 박찬대·이성만·정일영·허종식 등 인천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 "이 고문께 간곡히 계양을 출마를 요청한다"며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에도 처절하고 간절하게 이 고문의 계양을 공천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1천614만명의 유권자를 다시 결속하게 해 지선에서 승리하게 할 유일한 카드는 이 고문의 보선 출마"라며 "인천을 이기면 전국에서 이길 수 있다. 격전지 인천 출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고문이 분당갑보다 계양을에 출마하는 게 지선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도 했다. 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 고문이 분당이라는 조그마한 곳보다 인천이라는 비교적 큰 곳에서 승부를 해주는 게 맞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