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재단 초4∼고2 500명 설문…"초보에 빗댄 '~린이' 표현 불쾌하고 거부감 들어"
"잼민이·급식충·초딩도 싫어요"…인권위도 "유해 표현 자제를"
5일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비하하는 듯한 신조어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표현들이 아이들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3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등 500명을 대상으로 아동 권리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설문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요린이'(요리 초보)와 '주린이'(주식 초보) 등 미숙하다는 뜻으로 어린이를 낮춰 부르는 어른들을 향해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라는 응답이 25.6%(중복 응답)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23.8%), '어른도 한 때는 어린이였습니다'(23%) 등 순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이를 빗댄 표현 가운데 비하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고 생각한 용어 1위는 '잼민이'(70.2%)로 나타났다. 잼민이는 인터넷상에서 기성세대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고 경험이 적은 아동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그다음으로 '급식충'(65.8%), '초딩'(51%) 등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들은 온라인과 방송에서 '골린이'와 '헬린이' 같은 표현이 여과 없이 쓰이고 있다는 데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 헬스를 다닌다는 A(16) 군은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경험이 많지 않아 미숙한 게 당연한데 못한다는 의미로 통용되는 건 불쾌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B(12)양도 "우리도 잘할 수 있는데 모든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 못 할 거라고 단정 짓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이 같은 표현이 인터넷과 방송 등에 무분별하게 생산될 경우 아동의 존엄성과 발달에 유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권리의 주체이자 독립적 인격체인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에 해당 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임민정 경북대학교 아동학부 교수는 "이런 표현이 간접적으로 아이들의 자아존중감과 정체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최소한 아동과 밀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유의해서 걸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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