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근산에 남근탑 세워 관광객 유치"…대구 동구청장 후보 '황당 공약'

입력 2022-05-03 16:52:05 수정 2022-05-04 17:07:58

남원한 더불어민주당 대구 동구청장 후보 공약 논란
지역 민주당에선 단수 공천 과정 두고도 의구심 커져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과 정견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과 정견 등에서 '○지산에 ○지탑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주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 대표 페이스북 캡쳐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공천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가 "동구 방촌동 앞산 '여근산'에 '남근탑'을 세워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하에 수력발전소와 인공호수, 식물 공장을 만들자"는 등의 황당한 공약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29일 6차 회의를 열고 대구 동구청장 후보에 남 대표를 공천하기로 의결했다. 함께 출마한 최완식 당 정책위 부의장을 컷오프하고 남 대표를 단수 추천한 것이다. 남 대표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 613표를 얻으며 낙선한 이력이 있다.

그러자 남 대표가 지난 4월 SNS와 문자 등으로 배포한 문구가 문제가 됐다. 남 대표는 지난달 13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동촌 야산에 미군을 위문하러 온 마릴린 먼로 이야기, 방촌동 야산의 여근곡(○지산) 이야기를 엮어 사람이 모이는 동구를 만들자. 남근탑(○지탑)을 만들어 관광객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남 대표의 황당 공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앞서 지난 1일 SNS를 통해서도 "헌법 1조 4항을 '우리나라는 다문화국가다'로 개정, 남한에 2천만 명, 북한에 1천만 명 이주민을 받아들여 (인구) 1억이 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이민을 받아들여 모인 투자금으로 지하에 인공호수, 수력발전소, 식물공장을 건설해 세계 최첨단 다문화 도시를 만들자"며 "핵전쟁 발발 시 미국 대통령이 핵전쟁을 끝내기 위해 머무르는 지하 벙커에는 많은 물과 지하 수력발전소가 있다. 동구 유권자들도 똑같은 시설을 사용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 글에서도 "방촌동에서 바라보는 앞산에는 ○지산이 있었으나, 나무를 심어 보이지 않지만 ○지탑을 세워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호강을 따라 인공폭포 10㎞를 만들고, 중고생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후 2시까지만 수업하도록 하자. 노동자들에게는 시멘트 40㎏ 포장을 20㎏으로 줄여 건강과 노동생산성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구청장 후보가 내놓을 수 있는 공약도 아닌데다, 내용도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불특정 주민들에게 배포한 문자에 굳이 '○지산'·'○지탑'이라는 단어를 쓴 부분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 대구시당 한 당원은 "성인지 감수성조차 결여된 이런 인물을 공천한다는 것 자체가 대구시당의 현 주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 같은 공약을 내놓은 남 대표가 민주당의 단수 공천을 받은 과정을 두고도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 입지가 보다 탄탄했던 최완식 당 정책위 부의장이 동구청장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조차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됐기 때문이다.

최 부의장은 지난 2020년 5월부터 1년 8개월 간 동구 율하교 인근에서 매주 아침 인사를 하는 근성으로 주민들에게 큰 인지도를 얻었던 인물이다. 최 부의장은 지난 2일 민주당 대구시당을 항의 방문해 "이번 공천은 공직선거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일 뿐 아니라 풀뿌리 지방자치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과 정견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남원환 사라출판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과 정견 등에서 '○지산에 ○지탑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주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 대표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