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두꺼비 집단 서식지로 알려진 대구 욱수동 망월지에서 두꺼비 올챙이가 떼죽음을 당했다. 망월지 일대 지주 등으로 구성된 수리계가 수질 정화를 이유로 수문을 개방하고 닫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서식 중이던 올챙이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떼죽음 사태의 이면엔 망월지 수리계와 수성구의 해묵은 갈등이 있다. 수리계는 저수지 수질 개선을 위해 펄을 청소한다는 이유로 수문을 개방했다고 주장한 반면, 수성구는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수성구가 망월지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지역 환경단체와 수성구는 망월지가 두꺼비 산란지로서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주들은 두꺼비 산란지 평가가 많이 부풀려져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데도 수성구가 명확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재산권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 지주들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감정이 아닌 구청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수성구도 지주들의 호소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성구는 망월지를 장기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지난해 환경부에 망월지 일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도 지난해 망월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건의한 바 있다. 김 총리는 당시 "망월지의 희소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앞으로 이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법은 없다.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두꺼비 보호를 위해 망월지의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이 급하다는 수성구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경부는 뒷짐만 지지 말고 나서야 한다.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가 사라질 수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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