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사천 논란…원인은 불투명·부정확 공천 기준 탓

입력 2022-04-25 17:16:29 수정 2022-04-25 22:06:06

25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데 대해 항의하는 당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데 대해 항의하는 당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경북도당발(發) 사천 논란이 숙지지 않는 가운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파동의 핵심 원인으로는 공천 또는 컷오프(공천배제) 기준의 불투명·부정확성이 지목되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힘 일당 독점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대구경북(TK)에선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 때마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는 지적이 되풀이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 동구청장 선거는 '단수추천→반발→경선→반발→공천자 결정→반발→경선'이라는 사상 초유의 '막장 공천'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상호 간 사천 의혹을 제기,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동구 공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를 두고는 중앙과 지역에서 온갖 설이 나돌았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경주에서 경선 승자가 중앙당 최고위원회로부터 공천 의결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컷오프된 현역 의원과 1차 경선 패자가 맞붙는 기이한 추가 경선이 실시돼 현역 의원이 구사일생했다. 대구 달서구갑에서도 '단수추천→경선'으로 공천 번복이 일어났다.

이번 6·1 지방선거도 마찬가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북 포항, 영주, 군위 등에서 도당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한 후보자들이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 무효 처분을 받아냈다. 이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컷오프를 당했다며 도당 공관위에 사천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공천이 곧 당선인 TK 정치 지형 하에선 공천 기준이 더욱 철저하고 명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TK에서 국민의힘 공천은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과 비슷하다. 그런데 양궁에선 잡음이 없다. 왜냐하면 선발전에 뚜렷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며 "반대로 TK 공천에서 논란이 거듭 발생하는 이유는 탈락자가 동의할 수 있는 명명백백한 기준이 없다는 뜻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수공천 혹은 컷오프 근거에 대한 자료를 이해 당사자들이 요구했을 때 즉각 제공이 가능하다면 사천 논란은 나올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첨예할 수밖에 없는 TK 공천에서 관련 기준이 '깜깜이'인 것이 반복되는 공천 파동의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공천제도 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남울릉)은 컷오프 기준과 관련해 "교체지수는 '교체' 되어야 한다. 정의롭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며 "현역 경선 참여 시 감점 부여 등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5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데 대해 항의하는 당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데 대해 항의하는 당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