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경찰서 동덕지구대원들의 24시…"핼러윈 급으로 바빠"
가게마다 손님 넘쳐 대기 줄…평소보다 20∼30% 더 몰려
23일 밤 10시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졌다. 가게마다 켜진 밝은 조명은 밤에도 해가 떠 있다는 불야성을 실감케 했다. 거리는 취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잔뜩 상기된 시민들이 가득했다.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행 후 첫 주말을 맞은 동성로의 가게들은 너도나도 만석임을 알리는 '웨이팅 대기 시간 안내' 문구를 내걸었다. 2년 1개월 만에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진 만큼 대구시민들은 늦은 시간이지만 줄을 서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시민들의 흥겨운 모습과 달리 동성로 일대를 담당하는 중부경찰서 동덕지구대는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자정이 넘어가자 술에 취한 사람들은 시비가 붙어 서로 뒤엉켜 난동을 일으키거나 클럽에 있던 외국인들이 행패를 부리는 등 곳곳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동덕지구대 한승우 경장은 "오늘은 쉴 시간이 없을 걸 각오하고 나왔다"며 "지금이 새벽 1시 30분인데 벌써 4시쯤은 된 기분이다. 어제도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에 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동덕지구대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 1주일 동안 해제 전보다 2배 이상 높은 신고가 쏟아졌다. 폭행, 데이트 폭력, 음주운전, 분실물 접수 등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보통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신고율이 가장 높았다면, 거리두기 해제 직후에는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신고가 빗발치듯 들어왔다.
이날 함께한 동덕지구대 배창현 경위는 "1년 중 동덕지구대가 가장 바쁜 날이 핼러윈, 크리스마스, 12월 31일인데, 오늘은 거의 핼러윈 급으로 바쁘다"며 "평소 주말보다 시민들이 20~30% 정도는 더 많이 나온 거 같다"고 전했다.
몰려드는 신고 접수에 경찰들은 휴게시간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 이날 자정쯤에는 술에 취해 지구대에 끌려온 한 군인이 끊임없이 경찰에게 욕을 하고 자해를 시도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순찰차를 탄 경찰들은 클럽 골목을 위주로 순찰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배 경위는 "동네 술집은 새벽 3시 전에 끝나지만 동성로는 3시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이번 주말에는 구미, 김천 등 타지 사람들과 외국인까지 몰리면서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군을 포함한 외국인 관련 범죄 신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도 외국인 클럽에서 외국인 2명이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했다. 주말이 되면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동성로로 모이고 있으며, 외국인 클럽 2곳이 이들의 모임 장소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경찰청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사건·사고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흥가, 상가 밀집 지역, 행락지 주변 도로에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매일 음주단속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유흥가를 담당하는 지구대를 중심으로 112신고와 음주운전 사고가 늘고 있다"며 "야간 방범 인력도 함께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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