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CJ, 文대통령 유퀴즈 출연 거절해놓고…'요청 없었다'고 거짓말"

입력 2022-04-21 11:17:56 수정 2022-04-21 14:45:37

靑 "지난해 文대통령 출연 거절 당해" VS CJ "요청 받은 적 없어" 진실공방

tvN 예능 프로그램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록'에 출연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방송화면 캡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일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출연을 문의했으나 방송사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했지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 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는 게 탁 비서관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며 "그럼에도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며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며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유퀴즈' 제작진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거부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유퀴즈' 제작진과 접촉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 번 출연하는 것에 대해 의사를 타진했다. 우리 쪽에서 담당 PD와도 직접 통화했다"며 "(제작진은)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니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유재석 씨가 정치인 출연은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제작진 입장이 달라진 것을 두고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의 이력을 언급하며 "일각에선 윤 당선자 출연이 '검찰' 출신 대표이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J ENM측은 미디어오늘에 "문 대통령 쪽에서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탁현민 비서관 페이스북 글 전문.

윤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당선자의 출연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먼저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바 있다.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 는 요지로 거절의사를 밝혀왔고,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가 (출연을)요청받은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없이 받아 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전 정부에서는 그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
지금도 윤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 방송쟁이, 문화예술인들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