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아들 진단명 3번 바뀌고, 증상악화했는데 약 처방없이 진단서만"

신현영 민주당 의원, 아들 정씨 '현역→4급' 판정 바뀐 이유에 거듭 의혹 제기
신 의원 "중요한 건 '셀프검증' 아닌 2015년 판정…당시 MRI, CT 자료 내놓으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과거 병역판정이 척추질환으로 바뀐 데 대해 "진단명이 3번 바뀌었고 증상이 악화했음에도 처방없이 진단서만 발급됐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인 아들 정 씨는 지난 2010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5년 후인 2015년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이 됐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며 "정 후보자가 아들 병역 4급 판정과 관련해 연일 선택적 해명을 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입대 관련한 국민적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 의원은 정 씨의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진료 기록 속 척추질환 진단명이 ▷2013년 'L5-S1'(disc extrusion·경북대병원 초진기록) ▷2015년 'L5-6'(HNP·경북대병원 재진기록) ▷2015년 척추협착(병사용 진단서)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2013년 진료 기록의 L5-S1은 요추 5번과 천추 1번의 디스크 돌출을 이른다. 2015년 재검을 위한 진료 기록의 진단명 L5-6은 추간판 탈출증으로 요추 5번과 요추 6번 사이 디스크를 말한다.

신 의원은 "같은 증상으로 진료했는데 3번의 진단명이 다르다. 진단명이 다른 이유와 진단서 속 허리 디스크가 '척추협착'으로 바뀐 사유를 명확히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9일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아들 정모 씨의 병역용 진단서를 공개했다. 증상 및 병에 대한 의사 소견은 '추간판 탈출증'이지만 진단명은 '(주) 첩추 협착(M.48.09)(파란색 네모)이라 썼다. 인체의 요추는 5개로, '6번 요추'는 없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아울러 정 씨는 2015년 병역검사 재검을 앞두고 병원에서 '하지 직거상 검사'(누운 채로 의사가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는 지점에서 멈춰 증상을 측정하는 것)를 받았고, 2년 전보다 증상이 악화한 것으로 진단서에 기록됐다.

그러나 당시 병원에서는 약물 처방 없이 진단서만 발급한 것으로 나타나 의문을 키운다.

신 의원은 "2013년 하지 직거상 검사 당시 40도 각도에서 통증을 느꼈으나 2015년에는 30도에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을 느낀 각도가 좁아진 것은 그만큼 증상이 심화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약물 처방이나 추가 진료 내역 없이 진단서만 발급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정 후보자가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수일 내 아들 재검을 하겠다고 한 데 대해 '뒤늦은 셀프 검증이 아니라 검사 당시의 진료 자료를 내놓아 보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국민 관심사는 2022년 지금 아들의 척추 상태가 아니다. 병역 4급 판정 당시의 적절성과 정확성을 묻고 있는 것"이라며 "당시 촬영했던 MRI(자기공명영상) 2번, CT(컴퓨터단층촬영) 1번의 영상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 딸 관련 의혹도 잇따라 제기했다.

그는 딸 정 씨에게 구술평가 만점을 나란히 준 '3고사실' 심사위원들에 대해 "위암 수술을 하는 외과의인 정 후보자와 진료 영역이 겹치는 의사들이었다"면서 "편입학 전형 심사위원장은 정 후보자 1년 의대 선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들 논문 표절 등 후보자 해명과는 정반대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후보자 아들 병역 4급 판정과 관련해서도 품앗이나 끼리끼리 뒤봐주기 같은 잘못된 관행이 작동한 것은 아닌지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