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모십니다"…영업제한 풀리니 이번엔 '구인난', 식당·술집 또 한숨

입력 2022-04-19 17:29:22 수정 2022-04-20 15:07:36

최저임금 9천원인데 시급 1만3천원까지도 불러
구인·구직 사이트 넘어 ‘당근마켓’에서도 알바 모집
'긱 워커' 기존 일자리로 안 돌아와, '무인화' 가속 조짐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식당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요. 면접이라도 보러 오면 좋겠네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자영업자들이 다시 낙담에 빠졌다. 그간 '떠나간 알바생'들은 돌아올 조짐이 안 보여 인건비 부담이 커지거나 격무에 시달리는 것이다.

19일 오후 확인한 각종 구인·구직 플랫폼에는 올해 최저임금 9천160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제시한 곳들이 어렵지 않게 보였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 역시 사람을 못 뽑아 시급 1만3천원에 구인공고를 올렸다.

A씨는 "집집마다 사람을 뽑으니 구직자 입장에서 조건이 하나라도 안 맞으면 다 안 하려고 한다"며 "일은 감당이 안 되고 예전보다 시급이라도 높여야 사람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아 급한 마음에 금액을 높였다"고 하소연했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B씨도 날마다 구인난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매출은 이제 막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뛰었다"며 "알바보다 사장이 적게 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고 울상을 지었다.

구인난이 확산하자 기존 직원들이라도 확실히 붙잡으려 보너스까지 두둑이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 중구 대봉동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C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알바생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계속 공고는 올려놨는데 잘 안 구해지기도 하고 기존 직원들이 그만두면 큰일이라 수시로 보너스까지 챙겨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구인난 호소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중고물품 거래플랫폼으로 출발한 당근마켓에는 동네마다 수십 개의 구인 글이 쏟아진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모바일 앱 등을 바탕으로 한 비대면 및 초단기 일자리를 경험한 젊은 층이 기존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단가가 높고,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고용주나 다른 직원과 마주칠 일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 관계자는 "상호 필요에 따라 일회성 계약을 맺고 초단기로 일하는 이른바 '긱 워커'가 팬데믹 때 급증했고 여전히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처우가 많이 좋아졌고, 여전히 고용을 늘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세태가 자영업자 사업장의 무인화를 가속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에서 요식업 프랜차이즈 다수를 운영하는 D사 관계자는 "길게는 6개월씩 결원을 못 채우는 경우도 있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키오스크를 일부 도입한 상태"라며 "코로나 기간 감염 우려 및 인건비 감축을 위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했다면 이제는 구인난 때문에라도 키오스크 도입 등 무인화에 속도를 내는 곳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앱
모바일앱 '당근마켓'에 올라온 구직구직 정보 캡처. 김윤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