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고용률,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Vs. 최저 임금 미만 근로자 321만명, 일시 휴직자 55% 급증 …고용 현장의 진실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 마지막 고용동향(3월)을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3일 "도·소매, 숙박·음식업, 일용직 등 취약계층과 취약업종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면서도 "지난 5년간 일자리 정책을 돌이켜보면 전대미문의 전염병 영향에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12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했다.
같은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페이스북에 "1분기(1~3월) 취업자가 100만1천명 증가해 분기 기준으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 고용의 회복 흐름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올렸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청·장년층들에게는 '뜬금없는' 자화자찬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천775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83만1천명이 증가해 3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고 증가폭을 보였다.
취업자 수가 13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5세 이상 64세 고용률(비경제활동인구 포함)은 61.4%를 기록했고,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비경제활동인구를 제외한 15~64세 경제활동인구의 고용률은 67.8%로 3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어쨌든 문재인 정권 마지막 고용 통계 발표에서 역대급 고용률을 기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통계로만 본다면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책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자리 걱정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통계'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또 다른 통계 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3월) 자영업자 수는 551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6만명 증가했지만,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졌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3만5천명 늘었고, '나 홀로 사장님'은 2만5천명이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각각 2.6%와 0.6%에 불과해 상용근로자 증가율 5.5%보다 크게 작다. 전체적인 취업자 수 증가폭을 자영업자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자영업계의 어려움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가 83만1천명으로 3월 기준 22년만에 최대치라는 '자화자찬'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크다. 올해들어 1, 2월 연속 100만명을 넘겼던 취업자 증가 규모가 3월 들어 83만명 대로 크기 줄어든 탓이다.

특히 취업자가 증가한 연령대를 보면 60세 이상이 33만1천명으로 가장 많고, 50대가 25만8천명, 20대 이하가 17만7천명 순이었다. 경제활동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 30대, 40대의 고용 증가가 부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금으로 만든 공공일자리와 각종 알바와 같은 소위 '나쁜 일자리'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더욱 우려할 만한 것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1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금 근로자 중에서 최저임금(시간당 8천72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15.3%, 321만5천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2001년 최저임금 미만율 4.5%(57만7천명)에 그쳤던 우리나라는 2009년 210만5천명(12.7%)으로 늘었고, 2018년 311만1천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300만명 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일본이 같은 기간 1.6% 수준의 최저임금 미만율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최근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경영환경, 지급 능력 등에 비해 지나치게 인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지난달 취업자 중에서 일시 휴직자가 66만2천명으로 지난해 2월 69만8천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1월 63%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있어 실업자에 포함하지 않는 '쉬었음'으로 집계되는 사람은 1년 전보다 8만8천명이 줄었다. 그런데 주력 생산 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대에서는 오히려 지난해 보다 1만5천명(5.6%)나 증가했다.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고용 통계 발표와 관련, 경제 전문가는 "취업자가 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고용이 워낙 안 좋은 기저 효과의 영향이 컸고, 17시간 미만 단시간 일자리가 느는 등 질적으로 고용 여건이 좋아졌다고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실 과학적 방법으로 획득한 통계의 경우 '통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통계를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할 뿐이다. 현명한 주권자로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통계를 제대로 읽을 줄 아는 능력'을 반드시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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