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뷔? 尹쇼?" 울산회동→여의도회동→강남횟집회동

입력 2022-04-14 22:21:56 수정 2022-04-14 23:21:35

왼쪽부터 울산 회동, 여의도 회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지난 3월 3일 단일화 기자회견 당시 포옹을 하던 모습과 물음표 이미지. 연합뉴스
왼쪽부터 울산 회동, 여의도 회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지난 3월 3일 단일화 기자회견 당시 포옹을 하던 모습과 물음표 이미지. 연합뉴스

'안철수 인사 0명' 내각 인선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이 갈등설이 최고조로 치닫은 14일, 두 사람이 저녁 서울시 강남구 한 횟집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하나될 것"이라고 교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1, 2, 3차로 이어진 윤석열 정부 총리 및 장관 등 인선에서 안철수 위원장 측 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불거진 갈등설은 이날 안철수 위원장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면서 더욱 커졌는데, 이게 곧장 두 사람의 회동 및 봉합 메시지로 극적으로 해소된 맥락이다.

이에 '기시감(데자뷔)'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고 있다.

익숙한 '스토리(이야기)'라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울산 회동', 한달여 후인 올해 1월 6일 역시 두 사람 간 '여의도 회동' 및 이준석 사퇴 결의안 철회와 비슷한 '극적 해소'가 보여졌다는 것.

▶지난해 말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승리,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당 대표 패싱 논란' 등 두 사람 간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항의성 전국 순회에 나섰다. 이어 이 순회 나흘째가 된 2021년 12월 3일 오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당시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회동은 낌새조차 없었다. 이날은 그해 12월 6일 윤석열 선대위 공식 출범을 불과 사흘 앞두고 있기도 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의힘이 대선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잔뜩 고조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 저녁 속보로 두 사람이 울산에서 회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역은 김기현 전 원내대표였다. 이날 오후 들어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가 울산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났고, 윤석열 후보도 사전 약속 없이 서울에서 울산으로 이동, 만찬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된 것.

여기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등이 타진됐고, 이준석 대표가 불만을 표시한 대선 후보 당무우선권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가 양보하는 모양새도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선대위 공식 출범에 앞선 '깜짝' 컨벤션 효과가 만들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론조사에서의 윤석열 후보 지지도 역시 두 사람 간 갈등이 자칫 떨어뜨릴 수 있었던 것을 오히려 높이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尹·李 간 갈등은 또 다시 불거졌다.

윤석열 후보와 손을 맞잡은지 3주 후인 12월 21일 이준석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고, 당시 여러 여론조사상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 역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복귀 역시 불투명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제기된 데 이어 사퇴 결의안도 추진됐다.

결국 해당 사퇴안이 상정된 2022년 1월 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 국민의힘 의원총회 자리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공개 연설을 하고, 이어 윤석열 후보가 예정에 없이 방문, 두 사람이 손을 맞잡으면서 한달 전 울산 회동과 닮은 갈등 해소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당시 이준석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내일 후보(윤석열)와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서로 오해가 풀리고 국민이 감동을 받는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께 보답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고, 이에 의원들로부터 박수가 나왔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의총장 문을 열고 들어와 이준석 대표 옆에 서더니 "이준석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 저와 대표(이준석)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그런 후 두 사람은 경기도 평택시 한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을 조문하기 위해 이동했는데, 이준석 대표가 직접 자기 차 운전대를 잡고 윤석열 후보를 모시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같은 '여의도 회동' 역시 한달 전 '울산 회동'과 마찬가지로 당내 이런저런 분위기를 쇄신하고, 떨어지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도 다시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지난 3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하고 한달여만에, 여의도 회동으로부터는 3개월여만에 '강남 횟집 회동'도 발생한 것이다.

다만 주연(주인공)이 바뀌었다. 대선 운동의 두 축이었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대신, 당선 후 인수위의 두 축이 된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아울러 앞서 2건의 회동에서 尹·李가 두 번 다 똑같이 손을 맞잡고 언론 카메라에 잡힌 것과 달리, 尹·安은 이날 카메라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언론에 전한 尹·安 간 '갈등 해소' 메시지, 그리고 안철수 위원장이 이날(14일)은 하루 일정을 취소했지만 내일인 15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인수위에 출근한다는 소식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이어질 인사청문회 정국 및 6.1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