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 "한동훈이 득세해 슬픈 게 아냐…무엇하든 득세하는 세상 부끄러워"

입력 2022-04-14 17:30:04

페이스북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내정 비판

류근 시인. 본인 페이스북
류근 시인. 본인 페이스북

친여 성향의 류근 시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것을 두고 "무엇을 하든 득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14일 신랄하게 비판했다.

류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시를 배운 사람으로서 윤석열 따위 인간이 대통령 되었다고, 김건희 따위 인간이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되었다고, 한동훈 따위 인간이 득세한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씨는 "식민지와 전쟁과 쿠데타와 광주 민간인 학살을 겪은 상처와 후유증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제 그 위에 온갖 불의와 독선과 오만과 야만의 한 줌 적폐들이 다시 권력을 구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며 "역사의 퇴행을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류 씨는 현 시대를 '가치전도의 시대'라고 규정하며 "상식과 공정이라는 말이, 법과 원칙이라는 말이, 정의와 도덕이라는 말이 그 뜻을 잃었다"며 "단순히 권력을 '나쁜 자'들이 차지했다는 것 이상의 부작용을 낳는다. 공동체의 의식과 양심이 오염되고 왜곡된다. 걷잡을 수 없는 가치의 붕괴로 치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양심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으로 살아라'라고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를 어른들이 다 보여줬다"며 "권력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그 어떤 악행과 범죄도 보호받는다. 이게 우리 시대의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류 씨는 또 "무속적 신념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몇몇 장관 인선과 검찰 독재 의지의 가시화 등을 지켜보자면 절로 식은 땀이 흐른다"며 "세금내는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모독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데 아직 취임조차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