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트레이서, 시상대서 '나치 경례'…뒤늦은 해명에도 퇴출 수순

입력 2022-04-12 17:01:40 수정 2022-04-12 17:06:33

소속팀 "계약해지할 것"

국제자동차연맹(FIA)이 10일(현지시각) 포르투갈에서 주최한 카트 유럽챔피언십 예선전에서 1위를 한 러시아 출신 아르템 세베리우킨(15)이 시상대에서 나치식 인사를 하고 웃는 장면. 트위터
국제자동차연맹(FIA)이 10일(현지시각) 포르투갈에서 주최한 카트 유럽챔피언십 예선전에서 1위를 한 러시아 출신 아르템 세베리우킨(15)이 시상대에서 나치식 인사를 하고 웃는 장면. 트위터

러시아의 10대 카트레이서가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 시상식에서 나치식 경례를 했다가 퇴출 위기에 처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국제자동차연맹(FIA)이 포르투갈에서 주최한 카트 유럽챔피언십 예선전에서 러시아 출신인 아르템 세베리우킨(15)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경기 출전이 막히자 이번 대회에 이탈리아 선수로 출전했다.

세베리우킨은 시상식에서 미소를 머금은 채 시상대에 올라 오른쪽 주먹을 자신의 가슴에 두 차례 두드린 뒤 손을 위로 쭉 뻗어 나치식 인사를 했다. 이후 곧바로 등을 굽혀 크게 웃기도 했다.

그의 나치식 인사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세베리우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그를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세베리우킨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나치식 인사법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는 나치즘을 가장 끔찍한 반인륜 범죄의 하나라고 여기며 그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이어 "내가 실수를 저질렀고 어리석었으며 벌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며 "다만 내 행위가 나치즘이나 파시즘을 지지한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베리우킨이 소속돼 있던 스웨덴 팀 와드레이싱(Ward Racing)은 같은날 "그와의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드레이싱은 "세베리우킨의 행동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이고 팀의 견해와 가치를 나타내지 않는다"며 "스포츠맨답지 않은 그의 행동을 '계약 종료'라는 가장 강력한 말로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FIA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