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한 달 앞둔 김 총리 "공존하는 정치 자리 잡아야"…상생·통합 강조

입력 2022-04-08 16:23:29 수정 2022-04-08 18:38:31

"21대 총선 낙선 뒤 정치 은퇴 결심…퇴임 후 청소년 도울 것"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적극행정 유공포상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적극행정 유공포상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서로 공존하는 정치가 자리를 잡아야 남북문제도 풀고,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과도 통일된 대응이 가능하다"며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퇴임을 약 1개월 앞둔 김 총리는 이날 EBS 초대석에 출연, 한국 정치의 향후 과제에 대해 "21대 국회와 20대 대통령 임기 내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정치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는 개헌도 포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선거에서 진 쪽이 '무조건 안 된다' '우리가 있는 동안은 안 된다'며 (정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왜 항상 다투기만 해야 하나. 승자독식 구조로 언제까지 갈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리는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것과 관련, "그때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정의감이 있었다. 박정희의 권위주의 정부에 다양한 형태로 저항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후진국 발전 모델 중에서도 (박정희 정부는) 비교적 성공한 모델"이라며 "그 정부들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의 인권탄압·독재가 문제지 않았나'라는 사회자의 지적에는 "전 세계적으로 안 그런 나라가 없지 않았나. 과거사에 대해서도 공과 과를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라고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정치 인생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제정구 전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뽑았다.

김 총리는 사회자가 '정치에 회한이 들었던 때는 언제인지'를 묻자 21대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일을 꼽았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제 정치를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총리는 21대 총선에서 주호영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 후보에 밀려 수성갑에서 낙선했다.

김 총리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막 터졌을 때 저와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대구·경북에 정부 예산안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예산으로 도움을 드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사실 그 부분은 지역 언론도 (홍보를) 열심히 해주었는데 지역에서는 평가해주지 않고, '조국 사태' 때 왜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하시더라"고 언급,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제가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구나 싶었고 '정치를 정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30년 이상 정치를 하면서 국민에게서 사랑과 격려를 많이 받았지만, 제 삶 자체를 곰곰이 되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며 봉사활동 의지를 보였다.

김 총리는 "시설에서 독립하는 청소년들에게 조언하면서 일종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멘토가 필요한데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며 "제가 '마당발'이라고 소문이 났는데 사회적인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지금보다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의결하기 위해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의결하기 위해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