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낙동강 통합물관리' 구사일생…4일 세종시서 협정 강행

입력 2022-03-31 18:20:53 수정 2022-04-01 06:48:38

"한 번 밀리면 기약없다" 권영진 대구시장 국무총리에 강력 건의
대구·구미시장 강력하게 요청…李지사 불참 땐 반쪽 전락 우려

지난 2021년 7월
지난 2021년 7월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 구미지역 설명회'가 열린 경북 구미코 앞에서 구미 해평취수장 대구 공동이용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매일신문DB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 매일신문 DB

4월 4일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던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 체결식'이 무산위기를 맞았다가 구사일생으로 세종시에 열린다.

대구-구미 10년 '식수원 갈등'의 종지부를 찍는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 체결식은 3월 31일 개최 여부를 두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오전 정부 측은 "일부 단체장이 협정 체결식에 불참을 통보해, 협정 체결식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구미시에 통보했다.

4일로 예정됐던 협정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한정애 환경부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참석할 계획이었다.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 체결식의 삐걱거림은 전날부터 있었다.

국민의힘 김영식(구미을)·구자근(구미갑) 국회의원은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밀실협약, 구미의 미래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며 성명을 3월 30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지방선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협약 강행은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정치적 판단을 앞세우겠다는 얕은 수에 불과하다"고 맹비난을 했다.

게다가 이날 김부겸 총리가 참석한 KTX 서대구역 희망이음 개통 기념행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협정 체결식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협정식이 틀어질 조짐을 보였다.

이날 이 도지사는 "구미 시민들의 반대가 많고, 논란이 되고 있어 협정식을 연기하자고 국무총리에게 건의했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원활하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 구미에 더 많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협정식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정 체결식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발벗고 나섰다. 권 시장은 정부 측이 무산을 통보한 3월 31일 오후 "김부겸 총리에게 협정 체결식을 진행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과 정부 측은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 체결식을 미룰 경우 언제 다시 체결식 날짜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고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이 도지사의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은 반쪽짜리 체결식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해 정부 한 관계자는 "낙동강 통합물관리 협정 체결식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지만, 대구시장과 구미시장 등의 추진 의사가 뚜렷했다"며 "구미가 아닌 장소를 세종시로 옮겨서 협정 체결식을 하는 것으로 추진할 뿐 협정문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